블랙리스트 기준 정해서 탑승 거부 조치 확대 예정현재 10% 남자 승무원 비율, 점진적으로 늘릴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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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대한항공 승무원이 테이저건 사용법을 훈련하고 있는 모습.ⓒ뉴데일리
    ▲ 대한항공 승무원이 테이저건 사용법을 훈련하고 있는 모습.ⓒ뉴데일리

     

    대한항공이 기내에서 난동을 부려 안전운항에 영향을 끼친 임범준씨에 대해 탑승 거부 조치를 내렸다. 대한항공이 테러리스트가 아닌 일반인을 상대로 탑승 거부를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창훈 대한항공 총괄사장은 27일 공항동 객실훈련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하노이에서 기내 난동을 부린 임범준씨에 대해 오는 29일 예매된 티켓은 물론 1월 예매분에 대해서도 탑승 거부를 서면으로 통보했다”며 “탑승 거부 기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경찰 수사 상황을 지켜보면서 결정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탑승 거부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기내 난동을 근절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다수의 탑승객과 승무원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다.

     

    지 총괄사장은 “그동안 기내 폭력이나 음주 등으로 난동을 피우는 승객들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확보하고 있는 블랙리스트 중에서 기준을 정해서 3년, 5년, 영구 탑승 거부 등의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랙리스트는 내부적으로 갖고 있는 것으로 통상적으로 어글리 패신저로 표현하고 있다. 여러가지 케이스의 승객들을 분류한 것이다.

     

    미셸 고드로 대한항공 안전보안담당 전무는 “다른 항공사들의 블랙리스트 사례를 보면 승객들의 안전은 물론 승무원의 안전도 중요하게 여긴다”며 “국내에서는 기내 난동 처벌 기준이 약하기 때문에 국토부 등과 처벌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 대한항공 승무원이 스팅건(직접 접촉) 사용법을 훈련하고 있는 모습.ⓒ뉴데일리
    ▲ 대한항공 승무원이 스팅건(직접 접촉) 사용법을 훈련하고 있는 모습.ⓒ뉴데일리

     

     

    또 대한항공은 기내 난동 승객을 좀 더 효율적으로 제압하기 위해 남자 승무원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대한항공의 전체 승무원 7500명 가운데 10%인 약 700명이 남자 승무원이다.

     

    김용순 대한항공 객실승무본부장(전무)은 “하나의 비행당 남자 승무원이 1명 정도로 탑승할 수 있도록 비율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한항공은 테이저건 사용 절차를 개선하기로 했다. 사용 조건을 구체화하고,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기내 난동시 '경고'-->'스턴건 시행'-->'테이저건 시행' 등으로 절차를 간소화했다.

     

    테이저건을 사용하게 될 객실 사무장의 경우 현재 연 1회 훈련을 연 3회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한번에 손쉽게 포박할 수 있는 신형 포승줄 도입도 조만간 추진할 예정이다.

     

     

  • ▲ 대한항공 승무원이 기내 난동 승객을 제압하는 것을 훈련하는 모습.ⓒ뉴데일리
    ▲ 대한항공 승무원이 기내 난동 승객을 제압하는 것을 훈련하는 모습.ⓒ뉴데일리

  • ▲ 대한항공 승무원이 기내 난동 승객을 신형 포승줄로 제압하는 것을 훈련하는 모습.ⓒ뉴데일리
    ▲ 대한항공 승무원이 기내 난동 승객을 신형 포승줄로 제압하는 것을 훈련하는 모습.ⓒ뉴데일리

    임범준씨는 지난 20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여객기 KE480편에서 술을 마신 뒤 취해 기내에서 난동을 부린 바 있다. 당시 승무원들이 테이저건으로 왜 빨리 승객을 제압하지 못했냐는 지적 등 여러가지 논란이 일었다. 기내에 같이 타고 있던 미국 팝가수 리처드 막스는 미온적 태도를 꼬집으며 SNS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테이저건으로 제압하려고 하자, 임범준씨가 순순히 포박에 응해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자칫 과잉 진압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에 신중하게 대처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