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객 2000만 시대, 성숙한 시민의식 필요할 때
  • ▲ 대한항공 승무원이 테이져건 사용법을 훈련하고 있는 모습.ⓒ뉴데일리
    ▲ 대한항공 승무원이 테이져건 사용법을 훈련하고 있는 모습.ⓒ뉴데일리



    기내 난동이 항공안전을 위협하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정부부처와 항공사가 실효성을 띈 기내 난동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항공보안포럼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항공기 기내 난동에 대한 법적 대책 마련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법제정 담당 국회 관계자를 비롯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사 실무자 등이 참석했다. '항공기내 난동 행위 근절을 위한 절치와 예방법'과 '기내 난동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규정 마련 및 적용' 등이 주요 안건으로 논의됐다.

    현장에서 대한항공은 테이져건 사용에 따른 보완 절차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먼저, 기내 무기 사용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요청했다. 또한 불법 방해 승객에 대한 테이져건 사용 후 승무원에 대한 법적 보장이 필요하며, 탑승 거절을 항공사 자체적 기준에 의해 할 수 있는 법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사전 조치를 통한 사고예방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사전 필터링 프로그램을 통해 문제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외에도 기내 난동 대책 마련을 위해 기존 가스총을 테이져건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등의 규정을 참고해 국내법을 준수하도록 항공보안팀에서 절차를 개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중순, 증가하고 있는 음주 후 위해행위 등 기내 안전운항을 저해하는 불법방해 행위에 대해 강력 대응하기로 한 바 있다.

    국토부는 기존 기내 난동자에게 실시되던 사전경고 등의 복잡한 절차를 간소화하고, 단호하고 정확한 대응 위해 테이져건 사용을 장려하기로 했다. 또 신속 포박할 장비 사용과 관련해서는 무기 사용절차를 개선하는 항공보안법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관련 사안을 미이행하는 항공사에 대해서는 과징금 1~2억원을 부과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사전경고 절차 간소화 등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단, 미이행 항공사들에게 부과되는 과징금 여부에 대해서는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 역시 기내 난동 행위의 피해자인데, 과징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은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정부부처 차원에서 수립된 기내 난동 대응 강화 방안을 준수해도 통제할 수 없는 특수 상황은 반드시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무조건 항공사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게 아닌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즉, 항공사의 자구적 노력에만 기대는 현 수준의 기내 난동 대응책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항공사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방관자적 입장을 취하기 보다는 기내 난동자에 대한 처벌 수위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재 항공보안법 23조 및 50조에 따르면 폭언, 고성방가 등 소란행위, 술이나 약물을 마시고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는 행위 등은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게 돼 있다. 흡연과 타인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행위 등은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기내 난동은 기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가중 처벌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현 상황에서는 일반적인 폭행 등보다 낮은 수준의 처벌이 이뤄지고 있다. 법 규정 자체가 기내 난동을 방조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성숙한 시민의식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해외 여행객 2000만 시대를 맞이한 상황에서 탑승객들의 의식 수준도 한 단계 높아질 필요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탑승객 스스로 기내 난동이 타 승객들 및 승무원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 범죄임을 인식하고, 스스로 자제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