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수입국 사우디, 이란 갈등 골 깊어져카타르산 수입 등…"운송 문제 차질 없어"
  • ▲ 해상유전 자료사진.ⓒ한국석유공사
    ▲ 해상유전 자료사진.ⓒ한국석유공사


중동 국가간 정치적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정유업계의 원유 수입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데다 지속적으로 원유 수입선 다변화에 공들여온 결과라는 분석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간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카타르 국교 단절 사태까지 아랍권 국가간 갈등은 장기화되고 있다.

이들 국가는 국내 원유 수입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사우디에서 원유를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고 이란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카타르산 원유 역시 국내에서 수입하는 콘덴세이트 가운데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정유사들의 원유 수입은 이들의 정치적 갈등과 묘하게 닮아 있는 모습이다. 

지난 5월 국내 원유수입 물량은 총 9265만 배럴로 전년동월 대비 5.82% 증가했는데 중동산 원유 수입량의 경우 7969만9000 배럴로 같은기간 0.67% 늘었다.

이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동맹국인 아랍에미레이트 수입물량은 전년동월 대비 13.5%, 21.7% 증가한 반면 이란산과 카타르산 물량은 줄었다.

특히 이란산의 경우 전년동월 대비 16.1% 감소한 823만1000배럴에 그치며 7개월 만에 1000만 배럴 밑으로 떨어졌다. 카타르산은 같은 기간 30.8% 줄어들며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란산과 카타르산 수입 물량 감소는 정기보수에 따른 일시적인 것으로 이번 중동 국가간 갈등과 연결짓기는 힘들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로 PX 생산을 위한 이란산과 카타르산 원유 수입은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이다.

SK에너지는 지난 5월 이란산 원유 150만4000 배럴, 카타르 157만300 배럴을, SK인천석유화학도 각각 250만8000배럴, 232만5000 배럴을 수입했다. 

현대오일뱅크와 현대케미칼은 각각 이란산 원유를 153만3000 배럴, 268만7000 배럴, 에쓰-오일(S-OIL)은 카타르산 180만4000 배럴을 들여왔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중동 국가간에 벌어진 일로 우리나라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며 "카타르 항구 봉쇄 조치때 일시적인 문제가 발생했지만 지금은 원유 운송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장기적 전망과 관련해서도 원유 수입선 다변화 노력으로 수급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유업계는 중동산 원유 외에도 아프리카와 남미지역 원유를 수입한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산 원유 도입에도 적극 나서는 등 중동산 원유 비중을 낮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중동산 원유 비중이 높긴 하지만 과거 석유파동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진 않을 것"이라며 "정유사별로 다양한 거래선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업간 거래가 이뤄지는 만큼 어느 한쪽의 눈치를 볼 이유가 없다"며 "아직까지 이렇다할 어려움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