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제강, 9일 지주사 체제 전환 공시베스틸과 제강, 특수강·강관으로 사업구분 명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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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아제강

     

    세아그룹이 한 지붕 아래서 두 가족을 꾸린다. 그룹 산하 2개의 지주사를 두면서 크게 특수강과 강관으로 구분되는 사업 영역을 각각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세아그룹 지주사인 세아홀딩스는 세아베스틸을, 또 하나의 지주사인 세아제강지주는 세아제강을 지배하는 구조로 바뀐다.

    이에 따라 세아그룹은 세아제강 산하 여러 법인들의 투자 등에 대한 의사 결정을 세아제강지주를 통해 신속히 내린다는 방침이다. 세아홀딩스는 그룹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세아제강은 지난 9일 투자사업의 '세아제강지주'와 제조사업의 '세아제강'을 분할하며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고 공시했다.

    주주가 분할 신설회사의 주식을 배정받는 인적분할 방식으로 이뤄지는 이번 분할은, 오는 7월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9월 1일 완료될 예정이다.

    세아그룹이 흔치 않은 두 개의 지주사를 두는 방식을 선택한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계열 분리 수순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세아제강 측은 계열 분리는 단연코 아니라고 강조한다. 사실 세아그룹 입장에서 각 사업군이 명확히 다른 세아베스틸과 세아제강을 나눌 필요는 없다.

    세아베스틸은 자동차, 기계, 조선 등의 중요 핵심 부품을 사용되는 특수강 소재 생산을 주력으로 한다. 세아제강은 탄소강관, 특수관 등을 주 생산품으로 하는 강관업체다. 여기에 세아제강은 지난해까지 함께 생산하던 컬러강판을 세아씨엠으로 분할해 관리하고 있다.

    향후 세아베스틸은 故 이운형 회장의 장남인 이태성 부사장이, 세아제강은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주성 부사장이 이끌 예정이다.

    이태성 부사장과 이주성 부사장은 각자가 맡은 사업영역을 책임지며, 경영권 침범 등에 대한 우려를 이번 세아제강 지주사 전환을 통해 해소했다. 결국 사업군이 명확히 갈리기에 한 그룹에서 두 사업을 관장하는 2개의 지주사를 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룹 전체 시너지 효과를 생각했을 때도 계열 분리를 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는다. 세아베스틸과 세아제강이 각자 영역이 다른 사업군을 영위하고 있지만, 그룹 전체로 볼 때 생산할 수 있는 품목 범위는 넓다.

    이는 현장 일선에 있는 영업사원들이 해외 고객들을 만나 그룹에 대해 설명할 때나, 직접 제품을 판매할 때 큰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고객이 세아제강에서 만들지 못하는 특수강 제품을 요구할 경우, 세아베스틸이 그룹에 속해 있다는 점을 강조해 영업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태성, 이주성 부사장이 아직 젊어 그룹의 최연장자인 이순형 회장에게 선대의 경영철학을 더 배워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1978년생으로 동갑내기인 이태성, 이주성 부사장은 올해 한국 나이로 41세다.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 3조원이 넘는 세아베스틸과 2조300억원에 달하는 세아제강을 이끌려면 충분한 경영훈련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까지 전무였던 이태성, 이주성 부사장은 올해 승진하며 부사장직에 올랐다.

    현재 세아그룹에서는 그룹 회장이라는 직책이 없다. 대신 가장 연장자인 이순형 세아제강 회장이 실질적인 그룹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계열 분리를 하려면 (세아베스틸과 세아제강) 양사 취대주주간 지분이 모두 청산돼야 한다"며 "이 때문에 세아라는 기업 집단내 묶여 있는 상황에서 제도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철강소재업을 함께 영위해야 하는 사업적 명분도 있기에 계열 분리를 할 이유가 전혀 없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