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5개국에서 6개 면세점 운영…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 T2 면세점 입찰 참여도 유력"
  • ▲ 롯데면세점 장선욱 대표가 베트남 다낭공항점을 방문하여 오픈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 롯데면세점 장선욱 대표가 베트남 다낭공항점을 방문하여 오픈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면세 시장 과열 및 인천공항공사와의 마찰 등으로 최근 분위기가 가라앉은 롯데면세점이 해외 사업에 집중하면서 위기 돌파에 나서고 있다. 국내 면세 시장은 여러 법적인 규제 등으로 면세점 운영을 확대해나가기 쉽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정부가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4곳을 추가 발급하면서 지난 2015년 말 6개였던 서울 시내면세점 수는 올해 하반기 13개로 두 배 넘게 증가하면서 경쟁이 과열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롯데의 경우 지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DF1과 DF5 구역 면세점 사업권자 선정 과정에서 DF1 구역 2805억원, DF5 구역 688억원의 입찰가를 제시해 4개 참가 업체(롯데, 신라, 신세계, 두산) 중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하고도 탈락했다.

    입찰은 사업제안서와 가격이 각 60%와 40% 비중으로 최고가를 낸 롯데가 1위로 40점을 받았다고 가정한다면 사업제안서 평가에서 타사보다 15점 이상 뒤처졌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추산이다. 이에 따라 사업권 조기 반납에 대한 '괘씸죄'가 작용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롯데면세점의 국내 시장 점유율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실제로 관세청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의 점유율은 2013년 52.3%, 2014년 50.8%, 2015년 51.5%, 2016년 48.7%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40% 초반 때까지 점유율이 떨어졌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지난해 호텔롯데 면세사업부의 상반기 매출도 2조5530억원으로 전년 대비 6.6%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326억원에서 74억원으로 96.8% 급감했다.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372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2분기에 298억원가량의 적자를 본 셈이다.

  • ▲ 세계 면세점 순위(2016년 연 매출 기준). ⓒ무디다빗리포트 2017년 7월자
    ▲ 세계 면세점 순위(2016년 연 매출 기준). ⓒ무디다빗리포트 2017년 7월자
    국내 시장 과열 등으로 해외 사업 확장에 보다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롯데면세점은 지난 2016년 세계 면세 시장 기준 2위로 세계 시장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사업 확대에 용이하다.

    글로벌 관광·유통 전문지 무디 리포트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2016년 47억 8000만유로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스위스 듀프리(Dufry)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매출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013년 6월 자카르타시내점, 2014년 7월 괌공항점, 2014년 9월 간사이공항점, 2016년 3월 도쿄긴자점, 2017년 6월 방콕시내점, 2017년 11월 다낭공항점, 올해 6월 나트랑깜란공항점 등을 오픈하며 총 5개국에서 6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향후 하노이, 호찌민, 다낭, 나트랑 등 베트남 주요 도시에 시내면세점을 지속적으로 추가 출점해 향후 3년 내 베트남 최대 규모 사업자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23일에 접수를 마감하는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 T2 면세점 입찰 참여도 유력하다.

    현재 롯데면세점은 호주 면세점 사업자인 JR듀티프리의 인수·합병(M&A)까지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이 JR듀티프리를 인수합병할 경우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미주 지역까지 사업을 확장할 수 있어 1위 사업자인 스위스 '듀프리(Dufry)'를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면세점 측은 국내 면세 시장은 여러 법적인 규제 등으로 인해 면세점 운영을 확대해나가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해외 사업 확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현재 동남아 지역과 일본, 미주(괌) 진출에 성공했지만, 아직 세계 1위인 듀프리와의 글로벌 기업들과 대등하게 경쟁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더 강화해 나가야 한다"며 "한층 더 치열해질 세계 면세 시장에 입지를 키워나가기 위해 꾸준히 입찰 기회를 모색하고 적극적인 검토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