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직원들, 박삼구 회장 규탄 집회… 기내식 대란 불똥튀나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이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로 확산됐다. 

6일 오후 6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경영진 교체 및 기내식 정상화를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대한항공 직원연대도 합류했다.

이기준 아시아나항공 객실승무원 노조위원장은 “지금까지 아름다운 아시아나항공을 사랑했고 맡은 일에 자부심을 갖고 근무했다. 하지만 박삼구 회장의 잘못으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고통 받고 있다"며 "책임자들이 물러날 때까지 퇴진운동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집회에 마스크나 가면을 쓰지 않고 참여한 것은 집회 참가로 인한 어떠한 회사 불이익도 감내할 준비가 됐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회사가 우리를 두려워할 때다”고 강조했다.

객실승무원 노동조합이 앞으로 아시아나노동조합과 하나로 합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한 지상직 근무자는 “기내식 대란 때 직원들은 밥도 굶어가면서 일을 했다. 박삼구 회장의 기자회견 발언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며 “대한민국 대기업 상무로 입사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는 전 국민이 다 아는 바다. 능력을 입증하지 못한 딸을 상무로 낙하산 선임한 것은 전 국민의 공분을 사야 마땅하다”고 전했다.

아시아나 승무원 출신 권수정 정의당 의원은 “아시아나항공은 여전히 빚더미에 앉아있고 경영자의 잘못으로 직원들이 고통받는 일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아시아나항공 직원들과 아시아나항공을 믿어준 국민들을 위해 기내식 대란을 방관하고 사태를 키운 경영자는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집회 참석자는 “기내식 대란을 예견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의 무능으로 사태를 키웠으며 미흡한 후속대응으로 탑승객들에게 큰 불편을 끼쳤다”며 “기내식 사태로 피해를 입은 승객 전원에게 죄송한 마음뿐이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 1일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 공급업체를 변경하면서 공급에 차질이 생겨 일부 국제편이 지연 출발되거나 기내식을 싣지 못하고 출발하는 노밀(No Meal)편이 발생했다. 기내식 사태는 닷새째 계속되고 있으며 탑승객과 직원들 모두 불편함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백억원대 횡령, 배임 혐 등을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구속영장이 6일 새벽 기각된 가운데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박 회장에 대해서 기내식 사태관련 미흡한 대응, 기내식 공급업체 교체과정서 투자금 의혹, 자녀 낙하산 인사 등의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대한항공 직원연대는 ‘땅콩회항’으로 시작한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과 관련해 총수일가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대한항공 집회와 마찬가지로 가면과 마스크 등을 착용해 신분을 가렸으며, 기내식대란과 관련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협력업체 대표를 추모하고자 검은 계통의 옷을 입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