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음주 잡음 '여전'
  • ▲ 지난 6일 학생 집단 식중독 의심증세로 전북 익산의 한 중학교에서 단체 급식이 중단됐다. ⓒ연합뉴스
    ▲ 지난 6일 학생 집단 식중독 의심증세로 전북 익산의 한 중학교에서 단체 급식이 중단됐다. ⓒ연합뉴스
    초·중·고 학교 급식에서 식중독 의심환자들이 속출하면서, 위생 관리 소홀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식중독 의심환자는 잠시 주춤했지만, 또다시 피해 신고가 보고되는 등 애꿎은 학생들만 피해를 당하는 상황이다.

    대학가에서는 개강 직후 '음주 문화'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음주로 인한 학업 어려움, 건강 이상 등의 피해에도 캠퍼스 음주에 대한 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개선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 교육부,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풀무원푸드머스가 공급한 더블유원에프엔비의 '우리밀 초코블라썸케익'을 먹은 뒤 구토 등 식중독 증세를 보인 학생은 지난 10일 기준 유치원 및 초·중·고교 등 집단급식소 57곳에서 22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달 초 식중독 급식 논란이 불거졌고, 문제가 된 케익에서는 살모넬라균이 검출되면서 제조업체의 위생 관리 등이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잇따랐다.

    해당 업체 측은 보상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단축 수업·급식 중단 등으로 인해 식중독 증세를 보이지 않은 학생들도 피해를 입으면서 학업 전반에 지장을 초래한 뒤였다.

    집단 식중독 사태에 대해 식약처, 교육부 등은 안전한 급식 제공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식중독 의심환자가 대거 발생했고, 또 다른 피해가 보고되면서 여전히 급식 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경남 소재 고교 2곳에서 12일 학생 60여명이 식중독 증세를 보였는데 문제가 된 케익이 공급되지 않았다. 경남도교육청은 케익이 원인일 수 있다는 가능성에 해당 업체 제품이 납품되는 12개교에 공급 보류를 지시했고, 역햑 조사가 진행 중이다.

    초·중·고교에서는 식중독 사태로 학업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대학가에서는 여전한 음주 문화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윤종필 자유한국당 의원이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우리나라 대학생의 음주 행태 심층조사' 결과보고서에서, 전국 82개 대학·전문대 학생 5024명 중 54.3%는 연중 한 번 이상 제대로 걸을 수 없거나 사물을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만취' 음주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조사 대상 중 22.6%는 만취 음주 빈도가 월 1회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로 인한 문제를 경험한 사례로 구토 등 신체적 불편함, 강의 빠짐, 수업 진도를 못 따라감 등이 꼽혔다.

    건강 이상·학업 지장 음주 피해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올해 2학기 개강을 맞이한 대학가에서는 여전히 학생들의 음주 행태가 지적되고 있다.

    A대학 관계자는 "복도 소파 등에서 술에 취해 잠든 학생들을 낮에 보기도 한다. 개강 직후 자주 목격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대학의 한 관계자는 "개강총회 등으로 밤늦게 술을 마시는 학생들이 많다. 학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우려되는데 개선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거 같다"고 말했다.

    지난 5월 교육부는 전국 대학에 주점 운영 금지에 대한 내용을 담은 공문을 내려보냈고, 학교별로 축제 기간 중 학생들의 주류 판매를 금지했다. 반면 주류 구매대행 방식 등을 통한 나름의 편법이 등장, 음주 행태는 여전히 이어졌다.

    캠퍼스 음주 문화가 갑자기 사라지지 않는 이상 올해 10월께 축제를 진행하는 대학들의 대응 수위에 관심이 모아진다.

    B대학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축제 기간 중 주류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했다. 하지만 외부에서 사오게 하거나, 대신 구매하는 편법을 동원할 수 있어 어떻게 조치해야 할지 고심이다"고 말했다.

    C대학 측은 "술 권하는 문화가 여전하기에 음주 개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학생 선택에 따른 음주이기에 금주를 강요할 수 없는 실정이다"며 고민스러운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