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 14만명 '사상 최대'무리한 경쟁·학위 남발 등 우려
  • ▲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신입생 미충원 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대학가에서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관심이 높아졌다. 다만 교육 여건·장학 지원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오르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신입생 미충원 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대학가에서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관심이 높아졌다. 다만 교육 여건·장학 지원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오르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대학별 학생 충원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동학위 등을 통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학생이 늘어나고, 국적이 다양해지면서 향후 예상되는 미충원에 따른 재정 악화를 피할 수 있다는 기대감마저 나오는 분위기다.

    다만 외국인 학생 유치를 놓고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고, 학령인구 감소세가 가속화되면서 무조건 대안책으로 삼기에는 다소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일 교육부·한국교육개발원 '2018년 교육기본통계' 자료에 따르면, 전문대·일반대 등 고등교육기관 전체 재적학생 수는 337만8393명으로 전년보다 5만8916명(1.7%) 감소한 반면 외국인 유학생은 1만8347명(14.8%) 늘어난 14만2205명을 기록했다.

    2010~2014년 8만명대를 유지하던 외국인 유학생은 2015년 9만명을 넘어서더니 2016년(10만4262명)에는 10만명을 돌파했고, 지난해 12만3858명을 기록하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인 유학생 비율은 48.2%로 전년대비 약 7%포인트 하락했지만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6만8천여명을 유지 중이다. 베트남 국적은 1만4614명에서 2만7061명으로 1만명 이상 증가했고 몽골(5384명→6768명), 일본(3828명→3977명), 기타 국가(2만9081명→3만3116명) 등 중국 외 국가 학생들의 교육 참여가 늘었다.

    대학별로 외국인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해외 현지에 학위과정 등을 소개하는 센터를 설치하고 외국 대학과 협약(MOU)을 통한 공동학위 과정을 도입, 한국 생활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입학 후에는 상담·범죄 예방 교육·한국 학생 교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거나, 장학 혜택·기숙사 지원 등을 강조하기도 한다.

    전국 4년제 대학 226개교(폐교·캠퍼스 통합 등 제외) 가운데 학부 기준 전년대비 올해 외국인 학생이 100명 이상 증가한 곳은 50개교로, 100명 이상 줄어든 10개교보다 5배 많았다.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IEQAS)를 획득한 일반대·전문대·대학원대학 등은 139개교다. IEQAS 인증을 획득한 대학의 경우 비자 발급 심사 기준 완화 등이 제공되기도 한다.

    A대학 관계자는 "IEQAS를 갖춘 대학은 불법체류율이 낮고 국제교육에 대한 과정을 잘 운영 중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외국인 학생이 많다면 대학의 업무가 늘 수 있지만 이들을 통한 홍보 등의 효과가 있어 학생 유치에 긍정적인 부분으로 작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B대학 측은 "학령인구 감소로 외국 학생 유치에 각 대학이 관심이 커졌다. 학생 미충원에 따른 등록금 수익이 감소된다는 부분에서,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이를 대체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안으로 확정 짓기는 아직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고교 졸업생 수 및 대입 정원을 분석한 결과, 올해 중학교 졸업자는 45만7120명으로 고교 유형별 진학률은 일반고 70.6%·특성화고 17.9%·특목고 4.6%·자사고 3.0%·자공고 2.9%·기타 0.7%로 집계됐다.

    2019학년도 기준 일반대·전문대의 신입생 선발 규모는 55만여명이다. 현재 고교 1학년이 대입을 치르는 2021학년도 입시에서 선발 인원의 변화가 없다면, 고3 전원이 입학하더라도 미충원 규모는 10만명에 달한다. 저출산 영향으로 입학 자원이 줄어드는 상황을 고려하면 미충원 사태를 겪는 대학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입학자원 감소세가 가속화됨에 따라 외국인 유학생 수가 현재보다 2배 이상 늘어나지 않는 이상, 외국 학생 유치가 입학자원 미충원에 대한 완벽한 대안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것이다.

    외국인 유학생이 많은 상위 10개 대학은 모두 서울 소재 학교로,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지방대 간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이에 대학별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대한 여건을 따져야 하고, 장학금·체류 지원 등을 강조한다면 비용 소요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C대학 관계자는 "외국인 유학생이 많다면 이들의 체류를 위한 별도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당연히 인력이 요구되고, 비용이 투입된다. 장학혜택을 제공한다면 등록금 수익에 영향을 주는지도 확인해야 할 사항이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대학의 한 관계자는 "지방보다는 서울 등 수도권 대학을 선호하기도 한다. 외국 유학생을 유치한다며 학위를 남발할 경우 교육 질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대학들은 지원 프로그램을 비롯해 교육과정에 대한 부분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