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린푸드·CJ제일제당·풀무원푸드머스·아워홈까지… 유아식품시장 선점하던 매일유업도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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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적인 저출산·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식품업계에 '노인 영양식' 시장이 빠르게 덩치를 키우고 있다. 현대그린푸드, CJ제일제당, 풀무원푸드머스 등이 이미 시장 경쟁에 참전한 가운데, 유아 식품시장을 이끌던 매일유업이 성인영양식 전문 브랜드를 런칭하는 등 앞으로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의 보고서 등에 따르면 2015년 1조1000억원 규모에 불과하던 국내 실버푸드 시장은 2020년 16조원 규모까지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윤종필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단으로부터 받은 ‘장기요양 목별 집행액’에 따르면 지난해 공단이 집행한 장기요양급여비는 처음으로 5조를 넘어섰다. 65세 이상 고령자나 65세 미만 노인성 질병 등을 가진 자 가운데 등급 인정자를 보장 대상으로 10년 전인 2008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장기요양보험은 5년 전인 2013년 38만명 수준이던 수급자가 지난해 59만명에 달한다.

    공단이 지급한 장기요양급여비는 2013년 3조994억원에 불과했지만 2014년 3조 5179억원, 2015년 4조20억원, 2016년 4조4020억원, 지난해 5조1734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이처럼 고령화가 점차 빠르게 진행되고,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식품업계가 신사업으로 노인 영양식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해 분유 등 유아 식품 시장이 쪼그라들면서, 관련업체들 역시 고령화 사회에 발맞춘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는 상황이다.

    CJ제일제당은 한달간 강남세브란스 병원 환자들에게 기존 병원 급식 대신 자사 '케어푸드'를 공급하고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시식 환자 10명 중 9명이 "계속 케어푸드를 먹고 싶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앞서 올 상반기 환자, 고령자 등을 위한 케어푸드 시장에 진출한 CJ제일제당은 현재 20여개 의료·요양기관에 케어푸드 공급을 시작했다. 추가공급 확대를 논의하고,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런칭을 준비하는 등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다. 현재 케어푸드 제품 공급은 B2B로 이뤄지고 있지만, 개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제품도 조만간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는 연화식 전문 브랜드 '그리팅 소프트'를 통해 시장 공략에 한창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이번 추석, 선물세트 '그리팅 소프트' 8종 중 4종이 조기 품절되는 등 판매 호조세를 보였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팅 소프트는 음식의 모양과 맛은 유지하면서 씹고 삼키기 편하게 만들어 특히 치아 등 구강 구조가 약한 고연령층과 유·아동이 섭취하기에 최적화돼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용인 본사에 연화식 시범 생산시설을 구축하기도 했다. 내년부터 가동에 들어가는 성남 스마트 푸드센터에 대규모 연화식 생산시설을 갖추고 최대 100여종의 그리팅 소프트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아워홈은 지난 6월 맛과 영양, 소화까지 고려한 연화식 양념육 4종을 프리미엄 식재 브랜드 '행복한맛남 케어플러스'를 통해 기업간거래(B2B) 시장에 전격 출시했다. 약 6개월간 수많은 연구개발 및 테스트를 거쳐 출시된 '행복한맛남 케어플러스' 부드러운 양념육 제품은 저작성과 소화 편의성, 맛, 영양까지 다각적으로 고려해 설계됐다.

    아워홈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된 부드러운 양념육은 고객이 원하는 수준에 따라 물성에 대한 맞춤형 상품화가 가능하다"며 "출시 후 고객 반응과 의견을 검토하여 연내에 갈비찜 및 갈비탕 등 상품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일유업은 성인영양식 전문브랜드 론칭과 함께 연구소도 설립했다. 기존에 분유와 우유 등 유제품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매일유업의 변화에 업계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매일유업 측은 지난 2월 사코페니아 연구소를 설립하며 "저출산 및 고령사회 진입 등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영유아에 집중했던 기존 영양식사업을 생애주기 전반으로 확장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니어 뉴트리션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매일유업은 성인영양식 전문브랜드 ‘셀렉스’를 론칭, 고소하고 부드럽게 먹을 수 있는 간식 형태의 씨리얼바와 간편하게 마시는 ‘마시는 고단백 멀티비타민’ 음료 2종을 출시한 바 있다.

    풀무원 계열 식자재 유통기업 풀무원푸드머스 역시 시니어 전용 죽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입성을 알렸다. 풀무원푸드머스는 치아 저작 기능은 물론 영양균형까지 고려한 ‘소프트메이드(Softmade)’ 꽉 채움 한 끼 ‘오곡삼계죽’, ‘매생이전복죽’, ‘잣죽’ 3종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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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풀무원푸드머스
    소프트메이드는 풀무원푸드머스가 2015년 론칭한 시니어 전문 브랜드다. 고령자의 치아 저작(음식을 입으로 씹는)능력을 4단계로 분류하여 저작단계별 맞춤상품과 고령자 전용 식이요법 상품을 선보이며 요양원, 급식시설 등에 고령자 맞춤형 상품과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풀무원푸드머스 최은영 PM(Product Manager)은 “소프트메이드의 ‘꽉 채움 한 끼 죽’은 어르신들이 반찬 없이 죽만 먹어도 영양균형((Nutrition Balance)을 맞출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이라며 “저작기능이 저하되어 죽을 주식으로 섭취하는 경우가 많은 시니어는 물론 환자식, 회복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든든한 식사대용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