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해 5월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ECC에서 진행된 '이화여대 제16대 총장 선거 1차 투표'에서 한 학생이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뉴시스
    ▲ 지난해 5월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ECC에서 진행된 '이화여대 제16대 총장 선거 1차 투표'에서 한 학생이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뉴시스

    학령인구 감소, 강제 정원 감축 등으로 고심이 깊어진 대학가에서 학교 발전을 이끌 신임 총장 선출방식이 바뀌고 있다.

    임기 만료, 사임 등으로 새 수장 선출 과정에 돌입한 대학들은 후보자 등록에 앞서 학생 참여 규정을 마련하는 등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다.

    26일 대학가에 따르면 고려대, 경희대, 덕성여대 등은 구성원이 참여하는 총장 선거를 진행한다. 고려대는 지난달 말 총장선거 후보자 등록을 마쳤으며, 7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27일 교수의회 투표가 진행된다.

    1차 투표에서 6명의 후보를 추린 뒤 다음달 중순께 교수 15명, 교우회 5명, 법인 4명, 직원 3명, 학생 3명 등이 참여하는 총장후보자 추천위원회 투표에서 3명을 선정하게 된다.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는 추천된 후보 3명 중 한 명을 고려대 제20대 총장으로 임명한다.

    고려대 학생들의 직선제 요구가 있었지만 이번 선거는 기존 방식으로 치르고, 다음 총장 선거부터 구성원 참여 여부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경희대는 전체 구성원이 참여하는 총장 선출제를 학교 역사상 처음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 21일 학교법인 경희학원 이사회 회의에서는 총장 선출 범경희대책위원회와, 총장선출제에 대해 의결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총장 선출은 이사 5명, 교수 15명, 직원 5명, 학생 5명, 동문 5명 등이 참여하는 경희대 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후보 검증 후 투표에 나서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제16대 총장 선출을 앞두고 경희대 교수, 학생, 직원 등 1만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46.2%는 새 총장의 '소통적 리더십'을 기대했고, 덕목으로는 '행정(경영) 역량'(31.1%)이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경희대 총장 선출에 대한 의견이 조율된 가운데 구체적인 위원회 구성, 선거 일정 등은 논의를 거쳐 새 총장이 선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총장 선거 방식을 놓고 전체 구성원의 참여 여부는 관심의 대상이었다. 작년 5월 이화여대는 131년 학교 역사상 처음으로 전체 구성원이 참여하는 직선제 투표를 통해 제16대 총장을 선출했다.

    당시 총장 사퇴 이후 학생 등은 직선제를 요구했고, 선거권자 비율 등을 놓고 진통을 겪었지만 결국 구성원이 참여하는 투표를 통해 새 수장을 선출했다.

    성신여대에서도 총장 직선제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 이에 성신학원 이사회는 구성원 간 합의를 거쳐 교수, 직원, 학생, 동문 등이 참여하는 선거를 지난 5월 진행했고 이를 통해 제11대 총장을 선출한 바 있다.

    서울대는 제27대 총장 선거에서, 총장 선거 정책평가단 투표에 학생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전북대에서는 지난 8월 학생·직원 등이 균등한 총장 선출권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고, 광주교대에서는 전교생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면서 학생 참여를 보장한 바 있다.

    총장직무대행체제인 덕성여대는 내달 5~6일 총장임용후보자 선거를 치른다. 6명의 후보가 등록한 가운데 이들은 학내에서 선거운동에 나섰고, 선거 전 소견 발표회·정책토론회 등을 거치게 된다.

    지난달 29일 덕성학원은 덕성여대 제11대 총장임용후보자 선거 규정을 의결, 선거인 참여 비율을 △교원 75% △직원 12% △학생 11% △동문 2%로 확정했다. 환산득표 순으로 1위와 2위 득표자를 임용후보자로 선정하면, 이사회에서 새 총장을 선출하게 된다.

    학령인구 감소에 이어 교육부의 강제 정원 감축 정책 등 어려움이 예상되는 분위기 속에서 새 총장의 역량은 학교 발전 등을 위한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덕성여대 총장임용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동문 명부가 없어 학교 홍페이지를 통해 참여 신청을 받고 있다. 이사회에서 총장 선출 제도를 만든 것은 대학기본역량진단 역량강화대학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힘을 합쳐 헤쳐 나가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학교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에서 총장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 이에 구성윈의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