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외미디어와 테크의 융합' 新플랫폼 등장 … 이노션의 이노베이션, 통할까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과 협업, '미디어타워' 활용한 미아찾기 캠페인 선봬
초대형 디지털 사이니지+최신 테크 기술의 융합, 새로운 광고 플랫폼 가능성 열어

김수경 기자 프로필보기 | 2019-01-09 12: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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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 하남을 방문한 주부 송현숙 씨가 '미디어타워' 앞에서 사진 속 실종 아동과 눈을 마주치고 있다. ⓒ김수경 기자


"전단지나 TV로 미아 사진을 볼 때랑은 느낌이 완전히 다르네요. 그 작았던 아이가 저렇게 컸을텐데 같은 부모로서 와닿고 슬픕니다. 꼭 찾았으면 좋겠어요." (36세 주부 송현숙 씨)

스타필드 하남 중앙 광장에 가면 키 10m에 달하는 '세상에서 가장 큰 아이'들이 방문객들을 맞는다. 10여년 전 실종돼 부모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과 고객이 눈을 마주치면 현재 추정 모습이 '미디어타워'에 나타난다.

경찰서 게시판에 붙은 포스터, 과자 포장지와 우유팩 뒷면에 작은 사진으로만 남아있던 실종 아동들이 훌쩍 커 세상 밖으로 조심스레 걸어나온 것이다. 

뉴데일리경제가 최근 찾은 스타필드 하남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고객들로 붐볐다. 평일 평균 5만명, 주말에는 9만명이 찾는 스타필드 하남 중심에 위치한 '미디어타워'는 초대형 디지털 사이니지로 옥외 광고가 실리는 공간이다.

이번 미아찾기 캠페인은 고객들이 화면을 바라보면 광고판이 이에 반응하는 인터랙티브(interactive) 기술이 대형 디지털 사이니지에 접목된 국내 최초의 사례로 꼽힌다. 테크 기술이 옥외광고와 결합된 새로운 광고 플랫폼인 것이다. 

스타필드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은 만큼 아이를 품에 안은 부부와 유모차를 끌고 가는 가족들의 관심이 단연 높았다.

쇼핑을 즐기던 고객들은 '미디어 타워' 앞에 잠시 멈춰 선 뒤 실종아동들과 눈을 마주쳤다. 흐릿한 사진 속 실종 아동들은 고객들의 따뜻한 관심 속에 성인이 된 모습으로 나타난다. 

직장인 조우현 씨(35세)는 "이전에 봐왔던 미아찾기 캠페인보다 훨씬 관심이 가는 것 같다"며 "사진 속 아이와 눈을 맞추자 갑자기 커져서 놀랐는데 내가 놀라니까 주변 사람들도 다들 관심있게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진 속 아이를 실제로 만나도 알아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보인다면 신고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날 친구와 함께 스타필드를 찾은 김영진 학생(15세)은 "사진 속 아이와 눈을 맞춰보라는 글을 보고 궁금해서 체험해보게 됐다"며 "미아찾기 광고를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이걸 통해 처음 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그냥 신기하다고 생각했는데 (사진 속 아이들이) 어릴때 실종돼서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았다고 하니 안타까웠다"며 "만약 비슷한 사람을 보게되면 신고할 것"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이전까지 미아찾기 캠페인을 접해본 적 없는 어린 세대들도 테크 기술이 녹아 든 참여형 광고를 놀이처럼 체험하면서 세대 구분없는 사회적 관심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 캠페인은 스타필드 하남을 운영하는 신세계가 장소와 영상제작 비용 전체를 부담하고 이노션월드와이드가 아이디어와 영상기획 업무를 맡아 재능기부 형태로 협업했다. 

▲이영진 이노션 오프너 팀장(좌), 김원국 이노션 픽셀 부장. ⓒ박성원 기자


'세상에서 가장 큰 아이' 프로젝트를 맡은 이영진 이노션 오프너 팀장과 픽셀팀의 김원국 씨는 고객과 인터랙티브가 가능한 대형 디지털 사이니지라는 미디어를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했다. 

이영진 팀장은 "단기적 매출을 올리거나 단순한 재미를 주는 아이디어보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은 스타필드의 특성을 기반으로 한 좋은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며 "신세계에서도 흔쾌히 뜻을 함께 해줘서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 디지털 옥외광고가 아닌, 딥러닝·머신러닝과 같은 복잡한 테크 기술이 결합된 형태의 새로운 시도였다. 테크 업체와의 협업 과정에서도 수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을 겪었다.

김원국 씨는 "보급되지 않은 최신 기술을 광고에 접목시키는 과정이 간단치 않았다"며 "기술 개발부터 시뮬레이션, 광고 운영까지 예상치 못한 변수가 너무 많아 우리로서도 굉장히 어렵고 새로운 시도였다"고 회상했다.

십수년 전 실종된 아동들의 오래된 사진을 기반으로 현재 추정 모습을 실현시키는 과정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이영진 팀장은 "실종 아동의 현재 모습과 가장 비슷한 모습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했다"며 "단순 기계적 합성을 넘어 아동의 어릴적 사진과 부모님, 가족, 친지 사진은 물론 치아상태, 나이에 따른 얼굴 하관의 변화 등 다양한 데이터들을 고려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개발자의 어릴적 사진을 토대로 이와 같은 시뮬레이션을 거친 결과 현재의 모습과 80% 이상 비슷한 모습이 구현됐다"며 "일반인들도 육안으로 비슷한 인물임을 알아챌 수 있을 수준의 현재 추정 모습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아이' 프로젝트는 운영 한 달 만에 인스타그램을 포함한 SNS 상에서 호평을 받고 있으며 스타필드 하남을 포함해 다양한 옥외광고 매체에서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 팀장은 "이 캠페인을 본 대형 옥외광고 매체에서 기부가 이어지고 있어 서울 시내 버스 정류장과 강남역, 광화문 등 21개 옥외 광고에서도 이 캠페인을 만날 수 있다"며 "미디어 도네이션이라는 측면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이어 "스타필드 하남에서는 이달 말까지 볼 수 있지만 매년 연말 시그처 캠페인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실종아동 찾기 캠페인에 꾸준히 동참하고 있는 다른 기업들과의 연대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실종아동찾기협회에 따르면 매년 접수되는 미아 신고 건수는 2만 여건에 달하며 현재 480여명의 실종 아동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아이' 프로젝트에서는 조하늘 양(현재 만 28세), 박동은 양(현재 만 24세), 최진호 군(현재 만 22세) 등 3명의 장기 실종 아동을 대상으로 했지만 앞으로 대상 아동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팀장은 "사회적으로 실종 아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SNS 등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된다면 이들이 가족과 닿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부모가 지금까지도 애타게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희망을 놓지 않고 싶다"고 강조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아이' 프로젝트와 같이 최신 테크 기술이 결합된 디지털 옥외광고 시장은 국내 광고업계에서 떠오르는 신성장 미디어 플랫폼으로 꼽힌다.

산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인공지능(AI)을 비롯해 홀로그램, 딥러닝, 머신러닝 등 기술과 결합해 광고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광고효과와 수익구조는 아직까지 업계의 과제로 남아있다. 기술 개발 에 막대한 투자비가 소요되는만큼 광고 단가가 높을 수 밖에 없지만 그에 상응하는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김원국 씨는 "지금은 시장이 커졌지만 온라인 광고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수익구조를 구축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고 광고 효율도 TV CF와는 다른 측정 방법이 필요했다"며 "새로운 기술과 결합된 광고 시장은 당장 수익을 위해서가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의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영진 팀장은 "새로운 미디어에 도전하는 과정 내에서 실패하거나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다"며 "이 과정을 수치적으로 평가할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새로운 도전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4차 산업혁명과 최신 기술 등은 광고인들의 전문 분야는 아니지만 이를 융합하고 컨설팅하고 조직화할 수 있는 능력은 광고업계 고유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신세계와의 협업과 같이 좋은 뜻을 가진 기업과 정부기관, 소셜벤처, 스타트업 등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맘껏 펼칠 수 있도록 이노션의 문은 언제든 활짝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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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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