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11일 교육부가 발표한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 진로·진학 학습상담 총액은 616억원으로 대입을 준비하는 고교생의 비중이 절반 이상인 324억원을 차지했다. ⓒ뉴시스
    ▲ 지난 11일 교육부가 발표한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 진로·진학 학습상담 총액은 616억원으로 대입을 준비하는 고교생의 비중이 절반 이상인 324억원을 차지했다. ⓒ뉴시스

    사교육업체를 통한 매해 진로·진학 상담에 수백억원이 소요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구축한 대입정보포털 '어디가'(adiga)의 기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수험생이 사교육기관에 의존하지 않고 어디가, 상담 등을 통해 대학 입시를 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수험생, 학부모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해 결국 사교육에 의존하게 된다는 것이다.

    19일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진로·진학 학습상담 총액은 616억원으로 고교생의 비중은 절반 이상인 324억원, 참여율은 4.7%로 집계됐다. 2017년 조사에서 고교생 진로진로 상담 총액은 249억원, 참여율의 경우 3.7%를 기록한 바 있다.

    2016년 3월 교육부는 58억원을 들여 입시 자료, 대학 및 학과, 진로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어디가를 구축했고 '대입정보포털과 학교 내 대입상답을 연계 활용하면 사교육기관에 의존하지 않고도 대입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사교육에 의존한 진로진학 상담 총액·참여율은 증가, 작년 3월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교육부는 공교육 내 진로진학상담을 확대하겠다는 계획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일반대 수시모집 선발 비율을 살펴보면 2018학년도 73.7%, 2019학년도 76.2%, 2020학년도 77.3%다. 수시 전형 가운데 학생부 위주 전형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2020학년도 학생부종합전형 선발 인원은 7만3408명(정원 내 기준)이다.

    정시 수능 위주 전형(6만9291명)보다 선발 규모가 많은 학종의 경우 대부분 자기소개서를 요구, 학생부교과전형은 면접 심사을 진행하는 대학들도 있다.

    반면 어디가에서는 자소서 작성, 면접 준비 등에 대한 안내보다는 대학별 모집요강, 성적 분석 등 정량적인 정보가 제공되고 있었다.

  • ▲ 대입정보포털 '어디가' 홈페이지 캡처 화면.
    ▲ 대입정보포털 '어디가' 홈페이지 캡처 화면.
    어디가는 대입 상담에 대한 부분으로, 대교협 대입상담센터 전화상담을 안내하고 있다. 기자가 자소서·면접 등을 문의해보니 한 상담교사는 각 대학 홈페이지에서 직접 찾아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준비 방향 등의 조언보다는 알아서 파악하라는 식이었다.

    사교육비 상승세에 교육부는 어디가 기능 고도화 계획을 강조했다. 상담 기능 등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반면 정성평가에 대한 정보 제공은 교사·교육청 등의 역할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입 정보를 개인맞춤형으로 제공하려고 개선 사항을 발굴하고 있다. 전화상담, 온라인상담이 따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를 통합해 상담받은 이력을 개인 중심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면접, 자소서 등에 대해서는 "교육청별로 상담센터가 있고, 어디가는 대학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정리해 한 곳에 확인해줄 수 있다"며 "자소서 작성 등은 교육청별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고교에는 개인상담 교사가 진로진학에 코멘트를 해줄 수 있고, 시스템에서는 매뉴얼로 개별지도를 해주는 기능이 없다"고 답했다.

    어디가에서 제공되는 대학별 자료를 파악하고 교사 상담 등을 통해 입시 준비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만족스러운 정보, 답변 등이 제공되지 않아 결국 수험생, 학부모는 사교육에 의존하는 모습이다.

    A입시업체 관계자는 "공교육, 교사 상담 등은 한계가 있고 학생, 학부모의 신뢰를 얻지 못해 또 다른 상담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어디가는 자소서, 면접 등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시스템을 갖추더라도 한계가 있어 자문에 나설 인력을 더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사교육업체를 찾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수능의 경우 한 문제 차이로 등급이 엇갈린다. 공교육을 믿으라고 하지만, 부족한 부분은 학원 등 사교육을 통해 보충해야 한다. 자소서 등도 마찬가지다. 입시 정책에 혼동을 주는 상황에서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