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년 2개월 만에 외자판호 개시… 판호 정책 개선 '눈길'韓 게임은 여전히 미발급 상태… 신시장 진출 등 자구책 마련 집중'장밋빛' 전망 오르락 내리락… 업계, 회의적 시각 확산
  • "판호 발급과 관련해 장밋빛 전망이 나온 지도 벌써 1년이 지났지만 특별히 달라진 점은 없습니다. 극소수 외자판호 승인 사례에 비춰 기대감을 갖기에는 아직 이른 상황입니다"

    중국 정부가 해외 게임을 대상으로 판호(게임 서비스 허가권) 발급을 재개하면서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또다시 고조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내자판호 승인에 이어 지난달 외자판호 발급까지 이뤄지면서 현지 판호 정책도 점차 개선되는 모습이지만, 국내 게임사들의 발급 일정은 여전히 불투명해 업계에서도 긍정적 상황을 속단하기 이르다는 신중론이 점차 짙어지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공개한 외자판호 승인 목록에는 일본(8종), 미국(7종), 중화권(5종) 등 총 30종의 해외 게임이 포함됐다. 2018년 2월 말을 기점으로 발급을 중단한 지 약 1년 2개월 만이다.

    '배틀그라운드', '검은사막', '리니지2 레볼루션' 등 오랜 기간 판호 발급을 기다려온 한국 게임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017년 3월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갈등에 따른 판호 발급 중단 이후 2년 넘게 기약 없는 기다림만 이어지는 실정이다.

    일부 게임사의 경우 현지 업체와 계약을 통해 내자판호를 발급받아 수익을 공유하고 있지만, IP(지식재산권) 등에 대한 권리를 보장받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NHN의 일본 자회사 NHN플레이아트의 모바일 게임 '콤파스'가 이번 외자판호 발급 명단에 포함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 시장으로의 수출길이 막히면서 실적에 악영향이 불가피하자 국내 게임사들도 자구책 마련에 나선 지 오래다. 북미와 유럽, 일본 등 대형 게임 시장뿐 아니라 최근에는 동남아시아까지 진출 영역을 확대하면서 돌파구 모색에 집중하고 있다.

    자사 인기 IP를 활용한 신사업 추진 및 유망 개발사 인수를 통한 라인업 확장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미 수천건의 게임이 판호 발급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데다 국내 게임사들을 상대로 한 판호 발급이 재개되더라도 당장 수익을 도모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판호 발급과 관련한 업계의 회의적인 시각도 점차 확산되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지난 2017년 말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을 시작으로 크고 작은 정치적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장및빛 전망이 잇따라 제기돼 왔다.

    한중관계 해빙 조짐에 따라 게임 수출길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언론과 증권사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이어졌지만, 현재까지 국내 게임업계와 관련해선 아무런 변화의 움직임이 없어 회의적 심리만 자극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2년 넘게 국산 게임의 판호 발급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다수의 언론과 증권사만이 현지 진출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며 "업계 내에선 중국 시장에 대한 준비보다 신시장 개척 및 신사업을 통한 역량 강화에 무게를 둔 지 오래다"고 피력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은 "한국 게임에 대한 중국의 판호 발급 문제는 철저하게 외교적인 이슈로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외교적 성과가 이뤄지지 않는 한 긍정적으로 전망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히 아직까지 내자판호 발급에 있어서도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만큼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