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구조조정 이뤄질 경우 신규 LCC ‘방긋’…조종사·정비 인력난 해소대규모 자본 유입으로 신규 투자 진행 시 대한항공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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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구조조정 여부에 따라 항공업계 구도가 바뀔 전망이다.

    인적 구조조정이 이뤄질 경우 조종·정비인력이 부족했던 저비용항공사(LCC)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면 대규모 자본 유입으로 인해 100% 고용승계 및 신규 투자가 이뤄질 경우 대한항공이 1위 자리를 위협받게 될 수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과정에서 구조조정을 통해 조종 인력 및 정비인력이 시장에 풀릴 경우 관심을 갖는 기업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항공업계는 지난 몇 년 간 조종 및 정비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올해 신규 LCC 3곳이 새로 항공운송사업면허권을 취득하면서 인력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이에 신규 LCC는 물론 기존 LCC 또한 아시아나항공의 조종·정비인력 채용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에어프레미아와 에어로케이 등 신규 LCC는 아시아나항공의 조종·정비인력 채용에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항공사중 에어버스사의 항공기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아시아나항공 계열사다. 대한항공도 에어버스 항공기를 운영하고는 있으나 소수다.

    에어로케이는 운항증명 이후 첫 해에 A320 항공기 3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어 다음해 3대, 그 다음해 4대 등 3년간 총 10대를 들여올 예정이다. 이는 현재 에어서울이 사용하고 있는 항공기와 같은 기종이다. 아시아나항공계열사와 같은 기종을 운영하는 만큼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조종사 및 정비인력에 대한 관심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프레미아의 경우 최근 보잉사의 항공기를 계약했으나 중장거리 노선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본격 운항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만큼 아시아나 측 조종사를 채용하더라도 새로 면허를 취득할 시간은 충분하다.

    반대로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가 대규모 자본투입을 통해 100% 고용승계를 보장하고 신규 투자에 나설 경우 대한항공 입지가 불안해진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새로운 인수자 후보에는 SK, 한화, 롯데, CJ, 애경 등 국내 그룹이 거론되고 있다. 항공산업의 경우 관련법에 따라 외국인이 국내 항공사를 경영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어 해외 자본 참여는 불가능하다.

    아직까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대해 적극적인 의사를 밝힌 기업은 없으나 자본에 여유가 있는 기업이 인수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의 발목을 붙잡아왔던 것은 대규모 차입금이다.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 차입금은 3조1000억원 수준이며 이자비용만 1635억원에 달한다. 반면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영업이익은 282억원, 순손실은 195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이 자본 보충이 이뤄질 경우 추가 차입금 축소 및 이자 비용 감소가 가능하다”며 “조달금리가 1%p만 하락해도 310억원의 세전 이익 개선이 가능한데 이는 올해 세전이익 전망치인 350억원의 88.6% 수준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매출은 연결기준 7조1800억원대로 13조원을 넘는 대한항공과 차이가 있으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신규 노선 및 기재도입 등이 이뤄진다면 격차를 좁힐 수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 재무건전성이 개선될 경우 그동안 확보한 알짜 노선과 공항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횟수) 등을 통해 수익향상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알짜배기 노선인 인천~몽골 노선 운수권을 획득한 바 있다. 더불어 지난 설 연휴 미주, 유럽, 대양주 등 수익이 높은 중장거리 노선 예약률이 90%를 육박했던 만큼 영업기반은 탄탄한 상황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재무리스크 때문이지 영업문제는 전혀 없었다”며 “그동안 자금사정 때문에 잠재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는데 자본력 있는 기업이 인수할 경우 다시금 전성기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분리매각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44.2%를 보유하고 있으며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두 회사가 분리 매각될 경우 신규 LCC가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항공산업 진출에 관심이 있으나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에는 자금 부담이 큰 기업도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에어부산은 김해공항을 모기지로 부산지역 수송을 담당하고 있으며 탑승률도 80%를 넘어설만큼 탄탄한 회사다. 에어서울 또한 그동안 적자가 지속됐으나 지난해 영업손실이 16억원으로 전년대비 크게 줄었으며 올해는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별도 매각은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현재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정비지원을 받고 있다. 기본적인 정비는 스스로 하고 있으나 격납고가 없기 때문에 대규모 정비는 아시아나항공에 위탁정비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에서 빠져나갈 경우 정비비용이 추가발생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