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해표 합병으로 매출 1조 클럽 자리 노린다과거부터 진행돼온 종합식품기업 도약 전략지적받아온 지배구조 역시 단순화 가능
  • ▲ 사조그룹 CI.
    ▲ 사조그룹 CI.

    사조그룹이 다음달 1일부로 사조대림과 사조해표를 합병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사조의 큰 그림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주목된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사조그룹은 사조대림과 사조해표를 합병비율 1.000000:0.4475518으로 흡수합병하는 안을 계획대로 진행한다.

    합병기일은 다음달 1일로, 합병완료시 사조대림이 존속회사로 남아있으며, 대주주는 사조산업 주식회사다.

    사조그룹 측은 합병 목적에 대해 "주식회사 사조대림과 주식회사 사조해표는 경영효율성 증대, 상호 간의 시너지를 창출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핵심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합병이 완료되면 관리 중복, 인력배치의 경직성 등이 제거되고,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통해 경영효율성이 증대, 상호간의 시너지 창출, 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회사의 재무구조 및 현금흐름이 더욱 건실화될 것 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뿐만 아니라 식품 매출 1조 클럽 입성 및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포석이다.

    사조대림과 사조해표는 모두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식품 제조와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합병은 사조그룹 입장에서 관리를 일원화해 운영 효율성을 향상하고 인력과 노하우 공유, 통합시장 전략 수립 등을 통한 시너지 창출로 이어져 시장경쟁력 향상을 기대해볼 수 있다.

    '식용유'로 시장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사조해표는 대두 가공을 통한 식용유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자본금은 358억원이고, 매출액은 6533억원, 당기순이익은 140억원 정도다.

    사조대림은 어묵, 맛살 및 햄, 소세지 등의 가공식품 제조업 및 수산업과 도매업을 영위하는 업체다. 사조오양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국내 판매도 맡고 있다.

    사조대림 어묵류는 올해 1분기 기준 CJ에 이어 2위, 맛살류는 국내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이미 유명한 '사조참치'는 사조산업에서 생산한다.

    사조화인코리아의 육계 역시 시장점유율 3.5%를 웃돈다. 이처럼 다양한 식품 분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만큼 사조그룹의 국내 식품 시장 영향력 확대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최근 식료품 업계는 자체 브랜드(PB) 제품의 증가와 대형마트의 급격한 성장에 따른 협상력 악화로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

    대림과 해표는 제품 포트폴리오가 겹치지는 않지만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사업을 영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조그룹은 해표의 상온 부문과 대림의 신선(냉장.냉동) 부문을 함께 영위 함으로써 영업조직 강화, 전략적이고 능동적인 영업전략 수립, 시장참여 기회 확대 등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마케팅 및 영업력 기반을 강화해 매출확대 및 시장지배력을 강화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사조그룹의 이번 합병은 매출 1조클럽을 향한 종합식품회사로의 도약을 위해 이전부터 꾸준히 준비돼온 전략의 일환이다.

    사조그룹은 지난 2017년 1월 1일자로 계열사간 통폐합 정책을 실행하기도 했다. 이 당시 사조해표 소속이었던 연구개발 담당조직 연구소를 사조대림에서 인수했다.

    사조대림은 투자설명서를 통해 “회사는 지배력 상실, 원가·유통 경쟁력 상실 등이 우려돼 합병을 오랜시간 동안 검토했다”며 “사조해표 역시 합병을 통해 어묵, 맛살, 육가공과 같은 냉장·냉동사업 분야에 함께 진출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편법승계 논란 등 사조그룹의 지배구조는 계속해서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지배구조 개선작업 필요성이 떠올랐다.

    사조그룹은 사조시스템즈를 중심으로 사조산업, 사조오양, 사조대림, 사조해표‧사조씨푸드 등이 복잡한 순환출자로 얽혀 있다. 사조시스템즈는 주진우 회장이 13.7%, 주지홍 상무가 39.7%의 지분율로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주 상무는 주 회장의 장남이다.

    앞서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사조시스템즈가 2017년 1월 지주회사 전환을 완료했지만 지난해 지주회사 요건이 강화되면서 지주회사에서 제외됐다.

    이 가운데 사조대림과 사조해표를 합병해 사조대림으로 통합되면 사조대림-사조씨푸드-사조해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고 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사조대림의 출자구조 정리를 통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사조그룹의 지배구조가 ‘주지홍 상무→사조시스템즈→ 사조산업→ 합병법인’으로 단순해진 가운데, ‘사조대림’을 중심으로 엮여있던 순환출자 고리가 해소된다”며 “향후 ‘사조시스템즈-합병법인’ 및 ‘사조산업-합병법인’ 관계만 정리되면 순환출자는 완전 해소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사조그룹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양사의 핵심역량을 결합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 함과 동시에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위한 조치이다”라며, “합병을 통해 글로벌 종합식품회사로 도약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 함과 동시에 주주가치 제고 및 고객 만족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