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맥주 임시주총 연회… 지분 매각 잔금 납입 지연 차수리사 더블에이치엠, 제주맥주 인수자금 조달 차질오는 16일까지 잔금 미지급시 계약 파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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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맥주의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제주맥주의 경영권을 사들이기로 한 더블에이치엠이 기한 내 주식 매각 잔금을 납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경영진의 교체가 진행될 예정이었던 주주총회도 모두 연기됐다.

    자동차 수리업체가 국내 1위 제주맥주를 품는 과정에서 자금조달에 차질이 생긴 것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8일 제주맥주에 따르면 회사는 이날 오전 10시 제주시에서 개최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신성현, 이강일, 남봉관 사내이사 후보의 신규 선임 안건을 모두 연회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연회란 주총 개최 요건을 갖춘 상황에서 참석주주의 동의에 따라 결의를 연기하는 것이다.

    제주맥주는 연회의 임시주총을 오는 22일 오전 11시에 개최하기로 했다.

    이번 임시주총이 제주맥주의 경영권 매각에 따른 새로운 경영진의 이사회 첫 진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경영권을 인수하는 더블에이치엠이 주식양수도 잔금을 납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선 3월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와 그의 가족회사 엠비에이치홀딩스는 보유한 제주맥주의 지분 9.2%를 약 63억원에 더블에이치엠에 매각하기로 계약을 맺은바 있다. 이에 따라 더블에이치엠은 지난 3월 계약금으로 엠비에이치와 문 대표에게 각각 10억원, 1200만원을 계약금으로 지급하고 4월과 5월 각각 중도금, 잔금을 지급한다는 계약이다. 

    문제는 지난 7일까지 지급했어야하는 잔금 41억원 가량이었다. 엠비에이치홀딩스와 문 대표는 더블에이체엠에 잔금을 수령하는 즉시 남은 주식을 모두 넘기고 하루 뒤인 8일 임시주총을 통해 경영권을 넘기는 방식을 추진했지만 정작 잔금이 입금되지 않으면서 차질이 생겼다. 이날 진행됐던 임시주총이 연회된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엠비에이치홀딩스와 문 대표는 계약 정정을 통해 ‘주식양수도 계약 미이행시 시정기간’을 추가하고 거래 종결일까지 계약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5영업일의 시정기간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른 거래 종결일은 오는 16일로 연기됐다. 하지만 이미 납입 지연이 발생한 상황에서 시정기간에 잔금 납입이 온전히 이뤄질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업계에서는 우려가 현실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M&A는 시작부터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왔다. 시총 700억원이 넘는 수제맥주 1위 제조사를 인수하는 더블에이치엠이 창업한지 3년 밖에 되지 않은 매출 27억원 규모의 자동차 수리 전문 회사였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자본금도 9억원에 불과하다.

    실제 더블에이치엠의 제주맥주 인수 자금 조달 여부는 M&A 초기부터 의구심이 적지 않았다. 더블에이치엠은 제주맥주 지분 14.8%를 101억원에 인수할 예정이었지만, 지난 3월 추가 양수인이 참여하면서 인수 대금과 지분을 모두 줄였다.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 것.

    게다가 더블에이치엠은 제주맥주 인수 후 1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비롯해 20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제주맥주 경영권 이수 이후 약 500억원의 자금조달을 추진키로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최대주주 변경도 예고됐다.

    결과적으로 블에이치엠이 잔금일을 넘기며 제주맥주는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번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 엠비에이치홀딩스는 제주맥주에 투자한 벤처캐피탈(VC)의 콜옵션 행사에 따라 지분을 모두 매수했기 때문에 타격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결국 계약이 파기되더라도 문 대표에게는 직접 창업하고 코스닥에 상장시킨 제주맥주를 매각하려 했다가 실패했다는 불명예도 피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제주맥주는 ‘테슬라 요건(이익 미실현 기업 특례상장)’으로 IPO에 성공했지만 정작 상장 후 단 한번도 이익을 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