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한류' 1020 트렌디 젊은층 중심한국 식문화 관심 실제 방한으로 이어져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일본서도 주목
  • ▲ 일본 검색 사이트 '한국 디저트' 검색 결과.
    ▲ 일본 검색 사이트 '한국 디저트' 검색 결과.

    일본에 '제3차 한류'가 불고 있다. 과거 한류가 드라마 중심 팬층인 중년 여성을 중심으로 불었고, 케이팝 등 대중문화에만 그쳤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트렌드에 민감하지만 정치외교적 이슈에는 비교적 민감하지 않은 1020 세대가 중심이다. 이들은 한국의 음식문화 등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실제 방한과 국내 프랜차이즈업체 방문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어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13일 농식품수출정보 시스템(KATI)에 따르면 올해 3월 한국을 방문한 일본 관광객은 약 37만5000명으로, 월별 실적으로는 1965년 한·일간 국교정상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한국 패션이나 식문화에 친밀감을 느끼는 10~20대 일본 여성들을 중심으로 한국 관광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일 외교관계가 원활하지 않다는 평가가 있는 시점에서 더욱 주목되는 수치다.

    업계 안팎에 따르면 1020 일본 여성들은 외교나 정치 상황보다는 한국 문화에 흥미를 갖고 방한에 적극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 '고교생 연구소 47'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에이치제이가 일본 전국의 현역 여고생 5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졸업여행으로 가고 싶은 장소 1위에 한국이 오르기도 했다. 오랫동안 일본인들의 희망 여행지인 하와이는 3위였다.

    이를 두고 '제3한류'라는 이름이 붙었다. 2017년께부터 트와이스, 방탄소년단 등 K팝그룹의 인기가 이어지면서 또 다른 한류 바람이 분 것이다.

    이번 제3차 한류의 특징으로는 팬층이 젊은 10~20대 여성을 중심으로 생활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1차 한류 붐이 중년 여성 중심이었던 것, 2차 한류 붐이 케이팝 등 대중문화에 머문 것과는 비교된다.

    3차 한류 팬인 젊은 여성들 대부분은 SNS를 통해 자신의 취미에 맞는 정보만을 얻고 있기 때문에, 최근 경색된 양국 간의 정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경향이 있다.

    아울러 이번 한류를 지속시키는 주역으로 한국의 음식 문화와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등이 주목받고 있다.

    유튜브를 중심으로 치즈 닭갈비를 비롯해 다양한 한국 음식 관련 영상이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최근에는 도쿄 신오쿠보 지역에서 치즈 닭갈비와 치즈 핫도그가 유행하여 긴 줄을 서야 먹을 수 있을 정도의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들은 국내 프랜차이즈인 '이삭토스트', '유가네 닭갈비', '명랑핫도그' 등을 찾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디저트(스위츠)를 즐겨 먹는 일본인에게 '설빙', '카페 드 파리', '스타벅스', '탐앤탐스', '엔제리너스' 등 다양한 국내 카페 프랜차이즈가 인기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와 한국 여행 소개 잡지 등을 통해 다양한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가 소개돼있다.

  • ▲ 일본 여행 잡지에 실린 설빙.
    ▲ 일본 여행 잡지에 실린 설빙.
    일본 관광객들은 온라인이나 SNS를 통해 이같은 국내 다양한 카페 프랜차이즈를 접하고 실제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3한류 바람으로 인해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역시 일본인 관광객 발길 잡기에 나선 상황이다.

    한 국내 카페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명동이나 가로수길 등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지역의 경우 방한 일본인 관광객들의 방문이 잦은 편"이라며 "일본인 관광객들의 특징은 시각적으로도 즐길 수 있고 달달한 맛까지 즐길 수 있는 한국 특유의 디저트를 주로 찾는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외교나 정치적인 이슈에 따라 민감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국내 프랜차이즈업체들이 일본 진출에 여러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이번 제3한류가 어느정도 외교, 정치적인 이슈와 떨어져있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번졌다는 점, 일본 내에서만 한국 문화를 찾는 것이 아니라 직접 방한으로 이어진다는 점 등이 업계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

    스카이스캐너가 4월 27일에서 5월 6일까지 총 열흘간의 일본 골든위크 기간에 일본인들의 항공권 검색량을 분석한 결과, 서울이 가장 인기있는 여행지로 나타났다. 서울은 지난해 골든위크 기간(4월 28일부터 5월 6일)에도 일본에서 가장 인기있는 여행지로 오른 바 있다.

    KATI 측은 "이번 한류의 중심 층인 10~20대 젊은 여성들에게 소구할 수 있는 맞춤형 제품들과 홍보마케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기존 한류의 경우에는 한일 양국 간 관계 경색에 의해 부침을 겪으며 시들해진 경향이 있는 반면, 이번 한류는 정치적 문제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소비층이라는 특징이 있으나, 소비력이 상대적으로 높지가 않으며 유행에 민감해 소비 확대 등에 있어 일정 부분 한계를 가질 수가 있으므로 이에 대한 분석과 공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