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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은 우리의 자부심"
22일 오후 찾은 세종시 장군면에 위치한 남양유업 세종공장 조제분유 생산동 입구의 글귀다. 연면적 4464평 규모의 해썹(HACCP) 지정 작업장인 분유 생산동은 건조기 2기와 분말 저장 및 포장 시설이 있으며, FSSC 22000, 중국 HACCP & GMP 인증을 획득해 중국 등 해외시장 수출 제품도 생산하고 있다.
"남양유업 세종공장의 조제분유 생산 안전 관리 수준은 의약품 생산공정 수준입니다." 서경민 남양유업 세종공장 품질보증팀장의 자신감에 찬 목소리가 다시 들리는 듯 했다. 이물질 혼입에 대해서는 전세계에서 제일 까다롭다고 '큰 소리'를 친 만큼, 공장 내부로 들어가는 관문은 너무도 멀었다.위생가운을 착용하고 위생모를 썼다. '머리카락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해달라', '귀를 덮어달라'는 당부를 들으며 꼼꼼하게 위생복장을 갖췄다. 문을 하나 통과하자 신발 덮개를 착용해야 했고, 손 세척과 알코올 소독을 했다. 그러고 나서도 먼지 흡입기로 몸을 훑었다. 금속검출기는 수월하게 통과했다. 에어샤워(Air Shower)를 마치자 드디어 분유 생산 공정을 볼 수 있는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다.
어지럽게 놓인 관들과 거대한 원통만이 눈에 들어왔다. 원유가 쏟아지고, 가루가 되어가는 과정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기대는 모두 깨졌다. 관만을 통과해 외부로 노출되지 않은 채 완제품이 만들어지도록 돼있기 때문이다.
전처리 자동 조제과정은 AVMH system (Automatic Vacuum Mixing & Homogenizing System)을 통해 원료 계량과 배합이 자동으로 진행되며, 사일로에서 무균공기를 통해 고압으로 이송된 분말 원료는 자동으로 계량되어 자동밸브를 통해 하부 조제탱크로 이송되고 탱크 내 고속회전분쇄기를 통해 균일하게 혼합된다. 인퓨전(Infusion) 살균기는 자동 조제시스템 후면에 위치해 있으며, 고압용기 내 단시간 살균을 통해 영양성분 파괴 및 단백질의 변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신 살균 방식이다. 자동 살균과정을 거쳐 완벽하게 살균된 조제액은 수분 건조를 위한 예비단계로 이송돼 고형분 함량을 45% 수준으로 농축하며, 농축과정 중에는 강력한 자석봉과 0.08mm의 바스켓 필터를 통해 이물질을 제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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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으로 분체이송돼 각 제품별 지정 배합량으로 자동 조제 혼합된 후, 살균 및 농축 과정을 거쳐 180℃ 이상의 고온 열풍에 건조된다. 생산동 5층에 위치한 건조기 가장 상단에 접근하기위해 문을 열고 들어가자, 찜질방에 온 것 같은 열기가 몸을 덮쳤다. 국내 최대 규모의 MSD (Multi Stage Dryer : 다중건조기)다. 눈으로 볼 수는 없었지만 여기서 액체상태 조제액이 약 2mm 크기의 노즐로 고압분사(170bar)된다. 180℃의 열풍으로 순간건조, 입자화하는 장치다.
3층으로 내려가자 이 건조기의 본체를 보다 잘 볼 수 있었다. 열기는 여전했지만 어디선가 '쾅, 쾅' 하는 소리가 주기적으로 들려왔다. 열풍건조 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초분(Scorched particle/탄화물)을 최소화 하기 위해 건조기 벽을 쳐주는 소리다. 서 팀장은 "(탄화물은) 분유 만드는 회사의 숙명"이라며 "남양유업의 건조기는 2013년 들여와 기존 건조기와 달리 수직방향으로 열풍을 불어넣어 벽면에 탄화물이 달라붙을 가능성을 최소화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독자적인 열풍유입 구조설계와 건조 단계별 온도 차별화 관리를 통해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어 발생하는 초분 생성을 억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양유업의 건조기는 전체건조시설 40m, 메인챔버(chamber) 높이 20m 규모로 시간당 3.8톤의 조제분유 분말을 생산할 수 있다. 헤파필터(0.3㎛의 입자를 99.9% 제거 가능)를 통과한 공기를 가열시켜 건조기로 투입해 외부 이물질 혼입을 제어한다.
건조된 분말은 자동 분체이송 라인을 통해 무균공기로 이송되고, 제품 보관 사일로에서 보관 및 캔 충진이 이뤄진다. 남양유업 분유 제조공정은 원료 입고부터 공관에 포장되기까지 전 공정이 분유동 건물 내부의 밀폐된 라인을 통해 자동 공정으로 이뤄져 외부로부터 이물 혼입을 방지하고 있으며, 각 공정별 금속 검사장비와 필터를 통해 원료 및 제조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물 혼입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건조공정 중앙통제실 쪽으로 가서야 직원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제’부터 ‘충진’ 공정까지의 전공정은 밀폐된 설비와 탱크 및 이송라인을 거쳐 외부와 접촉이 없는 상태로 유지되며, 자동 정량 충진 특성상 작업 중에는 사람이 상주하지 않는다. 건조공정 중앙통제실에서는 중앙제어 컴퓨터와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건조기 내부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돌발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1,2,3차에 걸쳐 건조/입자화된 분말은 시프터(Shifter)를 통해 12mesh (약 1.7mm) 크기의 체로 1차 체분과정을 거치게 되며, 체를 통과하지 못한 큰 입자는 폐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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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건조된 조제분유 분말은 밀폐된 제품용 사일로에 분체이송되며, 충진기 상부에서부터 2차 체분단계를 거쳐 16mesh (약 1.18mm) 크기의 체를 마지막으로 통과하게 된다. 공기 내 유해성분을 완벽히 걸러내는 최첨단 장치 헤파필터를 통해 항온/항습 공기를 24시간 유지해 분유 분말의 품질을 최고의 상태로 유지하고 있다.
충진실 내부 공기는 헤파필터로 항온/항습 상태의 정제된 상태에서 자동 조절 공급되며, 충진실 전체 양압이 형성되어, 외부공기가 충진실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한다.
분유 제조용 공관을 공급받을 때에도 이물 혼입을 차단하기 위해 공관 사이마다 간지를 삽입해 제품을 적재하고, 팔레트 단위로 비닐 래핑 관리를 하고 있다.
건물내부에 공관 창고를 설치해 외부 보관 시 발생할 수 있는 이물 혼입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충진실로 공급되는 부자재는 공관과 바닥면이 있는데, 탈자기(Demagnetizer) 및 이오나이저(Ionizer) 설비(자성에 의한 N/S극성 및 정전기적 양이온/음이온을 형성하여 정전기적 인력에 의해 이물 제거하는 설비)를 통해 이물 혼입을 방지한다. 최첨단 비전시스템 촬영으로 내부 이물질 혼입여부를 확인/점검한 후에 자동 정량 충진(질소충진율 97%이상)으로 가스치환 포장해 밀봉된 형태의 완제품이 만들어지며, X-ray 검사기를 통해 최종적으로 이물 혼입 여부를 검증해 이물 유입을 원천적 차단하고 있다.
사실 남양유업의 분유공장 생산동의 모습은 '보는 재미'가 떨어진다.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관 내에서만 이뤄지기 때문에 외부에서 확인하기 힘들다. 사실상 일부러 이물질을 넣으라고 해도 넣기 힘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서 팀장은 남양유업 세종공장 분유생산동에서는 이물 혼입 가능성이 '제로'라고 확신하고 있다. 서 팀장은 "원료가 입고돼 캔에 넣는 공정까지 한 건물 내에서, 밀폐된 라인 내에서 진행된다는 점이 우리 공장에 가장 큰 특징"이라며 "이물이 혼입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곳의 품질 관리를 책임지는 입장에서, (남양유업 분유에서 이물이 나온다는 주장이 나온다면) 저희 공장에서 들어갔을 가능성은 제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