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동안 압도적 시장 1위작년 가동 L5 1분당 1270병 세계 최대 속도제주 지하수 지속 이용 위한 노력 지속
  • ▲ 제주삼다수 공장ⓒ제주개발공사
    ▲ 제주삼다수 공장ⓒ제주개발공사
    소비자들의 입맛은 고집스럽다. 트렌드 주기가 빨라지고 수많은 신제품이 쏟아지고 있지만 입맛을 사로잡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제주개발공사의 '제주삼다수(삼다수)는 남다르다. 삼다수는 1998년 3월 출시 3개월만에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뒤 줄곧 시장·선호도·만족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생수시장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삼다수의 지난해 점유율은 40.2%(닐슨)에 달한다.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위치한 삼다수공장은 생수시장 공략을 뒷받침하는 핵심 전초기지다. 이곳은 지하 420m 깊이에 있는 청정 화산암반수를 뽑아 '한국판 에비앙'을 꿈꾸는 삼다수의 심장이라는 표현이 딱 적절하다. 


  • ▲ 제주삼다수 스마트팩토리 L5 생산 과정ⓒ제주개발공사
    ▲ 제주삼다수 스마트팩토리 L5 생산 과정ⓒ제주개발공사
    ◇ 분당 1270병 세계 최대 속도… 자동화 '눈길'

    지난 10일 제주시내를 벗어나 20㎞ 정도를 달려가 낯익은 제주삼다수 로고를 눈에 들어왔다. 한라산 중턱에 위치한 이 공장은 총 8만1000㎡규모로 5개의 생산라인과 제품 및 원부자재창고 등으로 구성됐다.

    이 공장은 L1~L4까지 총 4개 라인을 운영하다 삼다수 출시 20주년이었던 지난해 다섯번째 생산라인인 L5를 본격 가동했다. 폭발적인 수요를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함이다. L5 생산라인은 삼다수 500ml 전용으로 분당 1270병, 시간당 7만6000병을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속도를 자랑한다.

    본격적인 여름 맞아 생수시장의 성수기을 앞둔 스마트팩토리(L5 생산라인)는 수백명 직원들로 시끌벅적할 것이라는 예상은 금세 깨졌다. 모든 공정이 무인 자동화 시스템으로 이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30여명의 생산 직원들이 교대로 근무하며 시스템 작동 작업만 한다.

    삼다수의 제조과정은 이렇다. 화산암반이 걸러낸 지하 420m 지하수를 끌어올려 자연 그대로의 원수를 저장한다. 구멍 뚫린 현무암과 화산송이 등이 물을 불순물 없이 깨끗이 걸러주기 때문에 최소한의 처리 공정을 거쳐 제품수 탱크에 저장한다. 이러한 공정으로 삼다수는 화산암반층에 포함된 바나듐과 실리카와 같은 미네랄 성분들을 함유해 건강 측면에서도 뛰어난 효과를 자랑한다. 

    문수형 제주개발공사 수자원연구팀장은 "국내 일부 먹는 샘물들이 활성탄을 이용한 고도 정수처리과정을 거쳐 생산하고 있으나 삼다수는 수질이 매우 깨끗해 여과 및 자외선 살균과정만을 거친 후 생산되고 있어 자연의 물 맛 그대로 간직한 살아있는 물이라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특히 경쟁 생수업체와 달리 병과 캡을 공장에서 직접 제조해 빠른 대응체제를 갖췄다. 안이 비어있는 원통 모양 플라스크에 열을 가해 소비자들이 마시는 페트(PET)병으로 만들어 곧장 제품을 주입한다. 이어 제조날인 라벨부착을 실시하고 이에 대해 검사를 실시한다. 수축포장 및 손잡이 부착해 배송지까지 안전하게 운반할 수 있도록 파레트 적재, 랩핑해 최종 출고한다. 

    제주개발공사 관계자는 "무인 운반 장치를 이용한 부자재 이송 시스템을 비롯해 라인모니터링시스템(LDS) 등을 갖춘 스마트팩토리를 기반으로 구축돼 빅데이터를 활용한 네트워크 연결 및 활용 또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 제주삼다수 L5 자동화 공장ⓒ제주개발공사
    ▲ 제주삼다수 L5 자동화 공장ⓒ제주개발공사
    ◇ "한라산 물이 근원" 취수부터 출고까지 철저한 위생

    자동화된 생산시스템만으로 제주개발공사가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건 아니다. 제주 지하수의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한 노력이 기본이 됐다.

    제주개발공사는 투수성이 좋은 제주의 토양 특성을 감안해 원수에 대한 수질오염 방지와 잠재오염원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취수원 주변 토지를 매입해 관리하고 있다. 2002년 12월 시작한 토지매입사업을 통해 지난해까지 축구장 넓이 42배에 달하는 29만3477㎡(약 8만9000평)의 사유지 등을 매입했다.

    삼다수 취수원 주변에 대한 실시간 감시체계를 운영하며 매 1시간 주기로 수위와 수질데이터를 관측·수집하고 이를 지속 모니터링하고 있다. 현재 제1취수원과 제2취수원 주변 14개 지점에 실시간 지하수 자동관측망이 운영 중이다.

    문 팀장은 "제주 지하수 보전을 위해 취수원을 관리 구역으로 설정한다. 한라산 물이 근원으로 상류지역 관리가 핵심"이라면서 "국내 검사의 경우 법적으로 1년 2회 검사가 의무이지만 검사 횟수를 늘렸고 매일∙매월∙분기별 수질검사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 지하수 함량은 연간 16억400만톤으로 삼다수는 지하수 보호를 위해 연간 166만톤, 1일 4600톤만 제품에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제주 지하수 함량의 0.1%다. 소비자들이 편의점,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 흔한 생수로 보지만 삼다수는 제주 지역 외에서는 일정량을 넘어서면 맛볼 수 없는 차별화된 물인 셈이다.

    삼다수가 21년 넘게 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킨 것도 이같은 노력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경쟁사들도 생수를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삼다수가 생수의 대명사로 통하는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다.

    제주개발공사 관계자는 "안전과 보건을 회사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설정하고, 삼다수 생산 현장의 안전을 토대로 고품질의 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 더 많은 고객들께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생수시장 규모는 약 1조1524억원으로 추산된다. 2조원을 돌파를 앞두고 있다. 지금까지는 온라인 생수 소비가 늘면서 국내 생수시장이 성장했지만 소비자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프리미엄 생수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제주개발공사는 내다봤다. 

    문 팀장은 "과거에는 생수시장이 꺾인다는 전망이 많았지만 앞으로 갈증 해소를 넘어 건강함까지 챙기는 물이 선택 받지 않을까 한다"면서 "삼다수는 물의 프리미엄 가치를 부가하기 위한 물의 생성스토리, 지하 420m원수가 물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등 홍보에 주력할 것"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