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 방화벽 로이드선급에 형식 승인 받아…해킹·바이러스로부터 보호화물창 온도·압력, 슬로깅 현상 실시간 모니터링…직접 선박 적용까지한국조선해양 등 그룹 통해 스마트십 기술 개발 위한 노력 이어질 전망
  • ▲ '프리즘 어질리티(Prism Agility)'호 모습.ⓒ현대중공업
    ▲ '프리즘 어질리티(Prism Agility)'호 모습.ⓒ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이 스마트십 관련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중공업의 통합 스마트십 솔루션(ISS) 방화벽이 영국 선급단체의 형식 승인을 획득하면서 보안성을 인정받는 등 스마트십에 꼭 필요한 보안 강화에 힘쓰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와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중공업의 액화천연가스(LNG)선용 스마트십 기술인 ISS의 방화벽이 로이드선급(LR)로부터 형식 승인을 받았다. ISS와 같은 디지털 기술이 형식 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승인받은 보안 구성 요소는 사전에 허가된 아이피(IP), 포트(Port) 등에서만 스마트십 위성통신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정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해킹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 신뢰할 수 없는 외부 네트워크로부터 선내 기자재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김형관 현대중공업 본부장은 이와 관련 "우리의 스마트 선박 시스템인 ISS의 방화벽이 디지털 형식 승인 인증서를 받게 돼 기쁘다"면서 "앞으로도 안전성이 보장된 새로운 기술을 통해 고객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해양 및 해양산업 디지털화를 주도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ISS는 현대중공업이 2017년 개발한 기술로 운항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 기술을 통해 화물창의 온도와 압력은 물론 용기의 진동에 따라 액체가 떨리는 슬로싱 현상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다.

    또한 LNG화물창 내 증발가스량을 예측하고 최적의 항로를 추천받아 선박의 경제적 운항을 돕는다. 항해사의 개인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운항법을 표준화하고 선내 정보통신기술(ICT) 플랫폼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운항 데이터를 수집·분석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이 스마트십 솔루션과 고효율 연료공급시스템(Hi-SGAS)을 탑재한 18만 입방미터급 LNG선 '프리즘 어질리티(Prism Agility)'호를 선주사인 SK해운에 인도했다. 이 LNG선은 길이 299m, 폭 48m로 오는 2020년 상반기부터 미국 멕시코만에 위치한 프리포트 LNG 터미널을 통해 셰일가스를 운송할 예정이다.

    스마트십이란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운항의 안정성과 효율을 끌어올린 선박이다. 하지만 운항 기술에 ICT가 융합되면서 해킹 등 외부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선박시스템과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는 보안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실제로 세계 최대 해운회사인 머스크는 지난 2017년 랜섬웨어 공격으로 물류시스템이 마비돼 화물 선적과 하역 작업이 중단된 적이 있다. 피해는 약 3000억원에 달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현대중공업도 보안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선박의 안정성과 친환경성 등 운항 성능 뿐만 아니라 보안성도 높여 고객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현대중공업이 2011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스마트십 시스템은 현재까지 300여척의 선박에 탑재됐다.

    지난해 말에는 미국 선급협회인 ABS로부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에 대한 사이버 보안 기술 인증(CSR)을 획득했다. 당시 인증 받은 기술 역시 선박 내외부 사이버 보안 위협 요소로부터 주요 제어시스템을 보호하는 보안 기술이다.

    앞으로 그룹 차원에서의 스마트십 기술 개발을 위한 노력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6월 출범한 한국조선해양을 그룹 조선사의 컨트롤타워 겸 세계적인 연구·개발(R&D) 엔지니어링 전문 회사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통해 그룹의 전반적 기술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를 위해 판교에 건립 예정인 '글로벌 R&D 센터'에 최대 5000명 수준의 연구개발 인력이 근무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채용에 나설 예정이다.

    최근 권오갑 한국조선해양 대표는 담화문을 통해 "조선업은 그동안 대표적인 노동집약적인 산업이었지만 한국조선해양은 조선업을 더 이상 노동집약적 산업이 아닌 기술 중심의 산업으로 전환시켜 나갈 것"이라며 "친환경 선박, 스마트십 등 남보다 앞서 관련기술을 개발해 신개념의 선박을 선보여 시장을 선도하는 회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