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친구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다" "천재일 것"
  • ▲ 조국 법무장관 후보 딸 조모 씨가 작성한 영문논문. ⓒ뉴데일리경제DB
    ▲ 조국 법무장관 후보 딸 조모 씨가 작성한 영문논문. ⓒ뉴데일리경제DB

    조국 법무장관 후보의 맏딸 조모 씨가 고등학생 때 작성한 논문이 연일 화제다. 논문 제목은 'eNOS Gene Polymorphisms in Perinatal Hypoxic-Ischemic Encephalopathy'. 한국어로 번역하면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 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 정도다.

    조 씨는 한영외고 1년생이던 2008년 단국대학교 의과대학연구소에서 2주가량 인턴으로 참여해 6쪽 분량의 해당 결과물을 색출해 냈다고 한다. 조 씨는 영어논문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고, 해당 논문은 같은 해 12월 과학기술논문 인용 색인(SCI)으로 분류돼 대한병리학회에 제출, 이듬해 3월 학회지에 등재됐다.

    논문 내용을 살펴보면 '출산 시 산소부족으로 뇌 손상이 있는 사람들을 확인해 본 결과 사람마다 유전자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다.

    기자는 유년시절 캐나다에서 3년간 유학한 경험이 있다. 일찍이 영어권 문화를 접해왔으며, 언어 습득 또한 빠른 편이었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영어공부를 해왔고, 지금은 중국에서 대학교를 다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논문을 접한 순간 영문으로 작성된 원본은 물론이고, 한국어로 해석한 뒤에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만큼 어려운 의학용어가 즐비했다.

    제목뿐만 아니라 본문에 있는 'leukocyte adhesion(백혈구부착)' 'atherosclerosis(죽상경화증)' 'bronchopulmonary dysplasia(기관지폐이형성증)' 'intraventricular hemorrhage(뇌실내출혈)' 등의 용어는 생소하기까지 했다.

    게다가 논문을 한국어로 번역을 하더라도 영어로 표기된 의학용어들이 내용의 상당수를 차지했다.

    한국의 한 고교생이 번역한 논문이라고 외국친구들에게 해당 논문을 보여줘 봤다.

    애론은 "전문적 의학지식이 없는 나로서는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했고, 레이는 "천재가 아닌 이상 고등학생이 번역하기엔 어렵다고 본다"고 놀라워했다.

    이에 해당 논문을 작성한 학생은 이 논문의 '제1저자'며 유학기간도 고작 2년여뿐이라고 하자 다들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논문을 작성하기 위해선 꽤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한다. 특히나 단순 논문이 아닌 대한병리학회지에 실릴 정도의 의학논문이라면 제 아무리 전문가라고 해도 더 많은 시간과 실험이 필요하다.
     
    외고 1년생이 2년여 해외유학 경험과 2주 가량 짧은 인턴십을 통해 KCI에 등재될 수준의 의학논문을 작성해 영어로 번역했다는 사실이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해외에서 관련 자질을 수련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실제 한 한영외고 졸업생은 "논문에 본인의 글이 한 줄만 들어가도 입시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런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전했으며, 입시전문가들 또한 "논문의 제1저자라면 입시에 큰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선 "당시 이런 방식으로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이 많았다"며 문제될 소지가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들은 '스카이캐슬 실사판'이라고 입을 모은다. 기득권층이 누리는 각종 특혜와 편법으로 보이는 한국사회 이면에 대한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유라 부정입학' 사건과 '숙명여고 쌍둥이' 사건이 일어난 지 오래되지 않아 또 한 번 제기된 이 사건으로 청년들이 느낄 상실감과 박탈감,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교육은 사회의 반영이며, 청년의 거울이다. 꿈을 위해 끊임없이 달려가는 학생들을 위해 교육부는 입시시스템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며,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를 위해서라도 조 후보 측은 확실한 답변과 증거를 제시해 수많은 의혹을 풀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