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장영표 단국의대 교수에게 조 후보자 딸 논문 자진철회 권고조 후보자 페이스북 딴지일보 글에 "의학연구 가치 폄하·모독" 비판
  • ▲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2일 오후 의협 용산임시회관에서 열린 조국 후보자 의료계 폄하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을 낭독했다. ⓒ뉴데일리
    ▲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2일 오후 의협 용산임시회관에서 열린 조국 후보자 의료계 폄하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을 낭독했다. ⓒ뉴데일리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회장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사태는 '젊은이들의 미래에 대한 농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규정했다.

    의협은 2일 오후 3시 의협 용산임시회관에서 조국 후보자 의료계 폄하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가 고등학교 2학년 학생 시절, 의학 학술지인 대한병리학회지에 제1저자로 등재한 논문을 두고 사회적인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조 후보자의 딸은 '주산기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에서 eNOS 유전자의 다형성'이라는 제목의 의학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돼 실제 연구에 대한 기여의 정도와 저자로서의 자격에 대한 의혹이 일었다.

    의협은 해당 의혹이 발생한 지 2주가 지났지만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해 왔다. 의사단체가 해당 사태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는 것이 정치적·정파적으로 이용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의협이 공식 입장 표명에 나선 것은 의학 연구 전반과 학술활동에 대한 권위, 신뢰가 심각하게 손상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대집 회장은 "조 후보자의 자녀가 고등학생 신분으로 제1저자에 해당하는 기여를 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며 "부분적인 번역이나 단순 업무에 기여했을 수는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제1저자라고 할 수 없으며 그 기여의 정도에 따라서는 공저자에 오르는 것조차도 과분하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 문제는 더 이상 장영표 교수와 조 후보자의 자녀에게만 국한되는 개인적인 연구윤리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해당 논문이 후보자 자녀의 명문대 입학과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에도 기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우리 사회의 마지막 남은 공정경쟁인 '입시'의 가치가 땅바닥으로 추락했다"고 비판했다.

    의협은 해당 연구의 총책임자이자 논문의 교신저자였던 장영표 단국의대 교수를 중앙윤리위원회(이하 중윤위)에 회부해 제1저자의 선정, 연구 전반에 걸쳐 비윤리성 여부를 판단키로 했다. 동시에 대한병리학회도 장영표 교수에게 2주간의 소명 기한을 제시하고 논문의 철회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의협은 장영표 교수에게 문제가 된 해당 논문을 자진철회할 것을 권고했다. 최 회장은 "장영표 교수는 조속히 스스로 논문을 철회해 결자해지하길 바란다"며 "남아있는 중윤위와 대한병리학외의 소명 요구에도 충실하게 임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또한, 최 회장은 조 후보자가 의학연구의 가치를 폄하하고 연구자들을 모독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후보자는 지난달 30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딴지일보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조국 후보자 따님 논문을 직접 읽어보았습니다'라는 글을 공유한 바 있다.

    이 글은 해당 연구가 이미 수집된 자료를 갖고 몇 분이면 끝날 간단한 통계 분석에 지나지 않는다며 고등학생도 반나절 정도만 설명을 들으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썼다. 또한, 해당 논문이 실린 대한병리학회지가 인용지수가 떨어지는 수준 낮은 저널이라고 논문과 학회지의 가치를 폄하해 논란을 일으켰다.

    최 회장은 "사실관계조차도 틀린, 이른바 '가짜 뉴스'에 해당하는 이런 수준 낮은 글을 공인인 조 후보자가 공유했다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행위가 조 후보자의 이번 사태에 대한 인식의 수준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 후보자는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관 후보자이기 이전에, 법학을 전공하고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이자 학자"라며 "아무리 분야가 다르고 의학 문외한이라지만 이렇게 의학 연구의 가치를 평가절하하고 연구자들을 모독하는 것이 학자로서의 자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최 회장은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이라는 관직 앞에서, 자신의 자녀를 보호하고 싶은 마음에서 교육자 본연의 양심마저 저버린 것은 아닌가 의심스럽다"며 "조 후보자는 우리의 의학을, 우리 의사들을 더 이상 모욕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그는 "순수하고 고결한 의학의 정신이 사욕에 눈이 먼 개인의 부귀공명을 위해 젊은 세대들을 절망시키는 농단이 수단이 딘 것에 대해 깊은 좌절감과 분노를 느낀다"며 "조 후보자는 짧은 인생보다도 더욱 짧은 권력의 본질을 깨닫고 무엇이 진정으로 공정과 정의를 위한 길인지 심사숙고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향후 의학교육과 관련한 검찰수사 이후 조 후보자에게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최 회장은 "향후 검찰수사에서 좀 더 밝혀져야 할 점이 있다"며 "검찰 수사를 통해 다양한 객관적인 사실이 밝혀진다면 추후에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