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팰리세이드·K7·셀토스 등 신차 효과로 연이은 증산한국지엠·르노삼성, 판매부진에 노조 파업 겹치며 악재 계속"현대기아차, 판매호조에 따른 선순환… 한국지엠·르노삼성, 판매감소에 악순환"
  • ▲ (사진 위부터)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팰리세이드 생산하는 모습과 한국지엠 노동조합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현대자동차, 한국지엠 노조 제공
    ▲ (사진 위부터)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팰리세이드 생산하는 모습과 한국지엠 노동조합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현대자동차, 한국지엠 노조 제공
    국내 완성차 업체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신차 판매 호조 등으로 공급량이 부족한 반면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등은 노조파업·구조조정 등으로 생산이 줄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팰리세이드, K7, 셀토스 등이 인기를 끌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출시한 팰리세이드는 가격경쟁력과 대형 SUV 인기 등에 힘입어 국내 누적 계약물량만 10만대에 육박했다. 

    당초 현대차는 내수에서 4만대 판매를 목표로 했으나 이미 1~8월 누계 판매가 3만7000대를 넘어서며 연간 목표치에 거의 도달했다. 팰리세이드 인기에 현대차는 지난 4월 월 생산량을 6200대에서 8600대로 늘렸으나 여전히 공급부족 현상이 계속됐다. 이에 이달 한차례 더 생산량을 늘리며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팰리세이드에 이어 기아차 K7 또한 흥행에 성공했다. K7은 올해 누적판매 3만2000대를 넘어섰으며 지난 6월 출시 이후 두달 만에 1만5000대를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K7 또한 목표대비 판매량이 급증하며 생산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K7 생산능력은 월 5900대 수준으로 7월과 8월에는 각각 8173대, 6961대를 판매하며 생산량을 초과했다.

    지난 7월 기아차가 출시한 셀토스는 선풍적인 인기로 출시후 바로 월 생산량을 3000대에서 5000대로 늘려야 했다.

    현대기아차가 신차 효과 등으로 생산량을 늘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비해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은 노동조합과의 임단협 문제 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의 경우 9일부터 11일까지 전면 파업에 들어간다. 올해 임단협 교섭이 결렬되면서 추석 연휴 전 파업을 시작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한국지엠 노조 파업과 관련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8년간 파업을 계속해온 현대차 노조가 자동차 업계 침체 등을 고려해 무분규로 임금협상을 마무리 지은데다 GM 본사 측에서도 한국지엠 노조에 파업과 관련해 수차례 경고 했기 때문이다.

    줄리언 블리셋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파업으로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경우 국내 생산 물량 일부를 다른 국가에 넘길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국지엠 측은 노조 파업에도 임금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적자가 계속되면서 누적적자가 4조원을 넘어 인상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지엠은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 노조 파업 등 악재가 계속되며 국내 완성차 중 판매 순위 5위로 밀려났다.

    르노삼성자동차도 상황은 비슷하다.

    르노삼성은 다음달 닛산 로그 위탁생산이 종료되면서 생산 절벽에 부딪히게 됐다. 생산량 감소에 따라 유휴인력이 발생하며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 5일 르노삼성이 생산직 선임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으며 구조조정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번 희망퇴직은 생산 및 판매량 감소로 인한 조치로 풀이된다. 올해 1~8월 르노삼성 판매는 11만4705대로 전년대비 27% 감소했다. 르노삼성은 국내완성차 업체 중 전년대비 판매량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박재용 한국자동차미래연구소 소장은 "현대기아차가 국내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현대기아차는 판매호조-수익개선-신차 투자-판매호조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보이고 있으나 다른 업체들은 판매감소-수익악화-신차부재-판매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