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어 SK텔레콤도 5G 기술수출 승전보지난해 日법인 설립해 현지 사업기회 모색나선 SKT...5G로 첫 성과이재용 부회장 日 인맥 적극 활용한 삼성..."준비된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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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3월 5G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일본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SK텔레콤도 기술 수출에 성공했다. 두 회사가 일찌감치 일본시장에서 여러 사업을 진행하며 현지 동향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는 점이 발빠른 5G 기술수출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일본 제4 이통사인 라쿠텐에 5G 네트워크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다. SK텔레콤의 이번 기술 수출건은 국내 이동통신사가 해외에 처음으로 5G 기술을 전한다는 점에서 또 한번 주목 받고 있다.

    일본은 국내와 미국에 이어 내년인 2020년 3월까지 5G 네트워크를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로 관련 인프라 투자에 한창이다. 일본 주요 통신사인 NTT도코모, KDDI, 소프트뱅크를 비롯해 SK텔레콤과 손을 잡은 라쿠텐 등이 내년부터 5년 간 3조 엔(약 33조 원)을 5G에 투입한다.

    SK텔레콤은 라쿠텐에 5G 네트워크 설계와 통신품질 솔루션, 중계 기술 등을 제공한다.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5G 네트워크 설계부터 운용까지 5G 사업을 위한 사실상의 전 과정에 SK텔레콤의 힘을 빌린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이번에 이처럼 SK텔레콤이 국내 통신사 중에 가장 발빠르게 일본 5G네트워크 구축 사업에 참여하게 된데는 그동안 일본 시장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 기회를 물색했던 경험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일본에 법인을 새로 세우며 조심스럽게 일본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앞서 베트남이나 미국 등에 진출해 성과를 얻지 못했던 SK텔레콤은 한동안 해외 진출을 위한 돌다리를 두드리다 가까운 일본 시장에 진출키로 하며 다시 한번 해외사업에 도전했다.

    처음에는 자회사인 '아이리버' 제품을 일본에 판매하는 것을 시작으로 일본 시장에서 사업기회를 탐색하는데 주력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현지에 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일본 사업 진출을 진행하게 되면서 이번 라쿠텐과의 5G 기술수출 물꼬를 트는데도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이통사들이 모두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의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5G 네트워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그런 와중에 SK텔레콤이 해외 진출에 가장 먼저 성공한 것은 아무래도 해당 시장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를 바탕으로 네트워크가 갖춰져 있었던 덕"이라고 평했다.

    앞서 일본시장에 5G 기술수출을 알린 삼성전자도 일본 내에 탄탄한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었다는 점에서 SK텔레콤과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일본 2위 이통사인 KDDI에 5G 기지국 장비를 공급키로 하며 국내에선 처음으로 일본에 5G 기술수출 승전보를 울렸다. 삼성도 오는 2023년까지 5년 여에 걸쳐 약 20억 달러(약 2조 4000억 원) 규모의 장비를 납품한다.

    삼성은 특히 일본 정재계에 넓은 인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재용 부회장이 일본 5G시장 진출에 리더십을 발휘한 것이 계약이 성사되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시장에서의 뛰어난 5G 기술력을 기반으로 그동안 일본시장에서 다각도로 사업기회를 모색하거나 관계를 유지해온 기업들이 잇따라 5G 기술수출에 성공하며 이후에도 다양한 업체들이 글로벌 5G 시장에 수출길이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국내 이통사들이 앞다퉈 해외 5G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발걸음을 빨리 할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