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남직영점 매장 철수韓 스포츠 시장서 16년 연속 성장 데상트 불매운동 직격탄 탓 분석
  • ▲ 데상트 강남직영점ⓒ뉴데일리DB
    ▲ 데상트 강남직영점ⓒ뉴데일리DB
    일본 스포츠 브랜드 데상트가 국내 최대 상권 가운데 하나인 강남대로에서 방을 뺐다. 젊은층의 접근성이 좋아 패션업계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 강남상권이지만 일본 불매운동이 거세고 가시적 성과를 내기에는 높은 임대료 부담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데상트코리아는 최근 강남대로에 위치한 직영점을 철수했다. 현재 빈 매장에는 임대 플래카드가 걸렸다.

    지난 2011년 오픈한 이 매장은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 5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했다. 오픈 당시 데상트와 르꼬끄가 나란히 있는 멀티공간 선보였지만 2014년부터는 러닝을 강조, 데상트 단독매장을 탈바꿈시켰다. 

    데상트 강남직영점이 있던 강남대로는 강남역에서 신논현역까지 이어지는 곳으로 스포츠 브랜드의 격전지로 통한다. 현재 나이키, 언더아머, 다이나핏, 뉴발란스 등은 물론신발 편집숍 JD스포츠 등이 입점해 경쟁이 치열하다.

    이들이 임대료 부담을 감수하고 강남대로에 앞다퉈 진출하는 이유는 유행을 선도하는 젊은 세대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좋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서울 명동과 달리 강남은 인근의 직장인을 포함해 학원 학생까지 고정고객이 많은 데다 유행에 거부감이 적은 젊은층 수요가 많다. 또 강남에 둥지를 틈으로써 홍보 효과를 노릴 수 있고 동종업체 집결로 소비 목적이 뚜렷한 고객을 모을 수 있는 집객 효과도 있다.

    업계에선 데상트코리아의 강남대로 철수에 대해서 지난 7월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조치 이후 활발히 진행 중인 불매운동의 여파로 해석하고 있다.  

    강남 상권에 입점한 한 브랜드 관계자는 "강남대로에 스포츠 브랜드의 대형매장이 줄줄이 생기면서 데상트의 입지가 줄어 들어들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일본 불매운동으로 손님이 아예 끊긴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2000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데상트는 법인 설립하고 16년 연속 성장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데상트코리아의 매출은 2002년 207억원에서 지난해 7270억원으로 뛰었다. 성장이 지속되면서 지난해 약 600억원을 투자해 부산에 신발 연구개발(R&D) 센터를 구축했다. 또 일본 본사와 데상트글로벌리테일을 설립해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도 마련했다.

    하지만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본 기업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데상트 일본 본사는 올해 회계연도 순이익 전망치를 기존보다 대폭 낮췄다. 한국은 데상트 매출의 약 50%를 점하고 있는 주력 시장이기 때문이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데상트는 전날 2019년도(2019년4월~2020년 3월) 매출 예상치를 1440억엔(약 1조5374억원)에서 9.2% 줄인 1308억엔(약 1조4734억원)으로, 순이익 예상치를 53억엔(약 566억원)에서 86.8% 낮춘 7억엔(약 75억원)으로 각각 수정하기도 했다.

    데상트코리아 관계자는 "강남직영점은 계약 종료에 따라 지난 6일부로 문을 닫았다"면서 "조만간 다른 곳에 리뉴얼 오픈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