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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받는 날엔 매콤하게, 출출할 땐 달짝지근하게. 떡볶이는 남녀노소가 좋아하는 국민간식이다. 요즘엔 만인의 '소울푸드'라는 수식어도 붙는다. 떡볶이의 맵고 단 맛에 지친 마음을 위로받는다는 의미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11일 ‘떡볶이 마스터즈’ 행사를 개최했다. 떡볶이 맛을 브랜드·메뉴별로 감별해내는 단 한 명의 장인을 뽑는 행사다. 앞서 치러진 치킨 감별사 치믈리에 시험의 후속편이다.
이날 시험에는 500명이 응시했다. 1·2차 온라인 예선을 통과한 250명의 응시자와 친구·가족 등 동반 1인이 행사장을 채웠다. 1차 예선 응시자는 총 57만8000명, 2차 통과자는 2만3000명이었다. 시험 경쟁률(1차 예선 기준)은 무려 2312:1에 달했다.
시험은 듣기, 이론, 실기평가 세 가지 영역으로 진행했다. 총 60개의 객관식 문제를 60분 만에 풀어내야 했다. 문항은 듣기 3문제, 이론 47문제, 실기 10문제로 구성돼있었다. 500명의 응시자는 시험용 떡볶이를 맛보며 OMR카드에 답안을 마킹하느라 분주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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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이도는 ‘상상초월’
‘떡볶이 장인’을 뽑는 과정은 어떨지 궁금해 기자도 직접 시험에 응시해봤다. 27명의 기자 그룹 내에서 등수를 매기는 일종의 번외편 시험.
시험 난이도는 상상 이상이었다. 떡볶이의 유래 등 일반상식은 물론, 유명 프랜차이즈의 역사까지 묻는 문제가 나왔다. 영화·노랫말에 등장한 떡볶이에 대해 질문하는 문화영역 문제도 있었다.
가장 당황스러웠던 문제는 36번, 1점짜리 이론 문제. 떡볶이가 나오지 않는 영화를 찾는 문항이었다. 보기 1번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2번 리틀 포레스트, 3번 말죽거리 잔혹사, 4번 극한직업.
정답은 4번. 영화 내용도 가물가물한 터라 주인공이 떡볶이를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는 더더욱 기억나지 않았다. 이 외에도 전국에 위치한 비(非) 프랜차이즈 떡볶이집의 메뉴와 가격을 묻는 등 디테일한 문제가 쏟아졌다.
실기시험은 더 어려웠다. 기본, 퓨전, 기타 떡볶이 영역으로 나뉜 미각 시험에선 총 세 번의 실기 키트가 제공됐다. 맛과 외관을 보고 브랜드와 메뉴명을 맞춰야 하는가 하면, 혼합 소스 맛을 보고 어떤 소스들이 섞였는지 골라내야하는 문제도 있었다.
채점 결과는 54점. 100점 만점 중 반타작에 성공했다. 생각 외로 이론보다 실기영역 점수를 높게 받았다. 공식 후원사인 네 곳의 떡볶이 프랜차이즈 메뉴를 미리 공부한 덕분이었다. 27명 중 5등에 자리했으니 나름 선방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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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가자 최고점 81점… 우승자는 20대 신인선 씨
전체 참가자 시험지 채점 후엔 4명의 결선 진출자를 뽑았다. 결선 진출자는 최고 점수 81점을 기준으로 차순위 득점자 3명까지 총 4명을 선정했다. 이후 무대에서 다섯 문제의 ‘떡볶이 골든벨’을 진행하고, 최고 득점자에게 ‘떡볶이 마스터’ 자격을 부여했다.
최종 우승은 20대 여성 참자자 신인선 씨가 차지했다. 신 씨는 "일주일에 3~4번 먹을 만큼 떡볶이를 매우 좋아한다"면서 "대회가 열린 11월 11일 가래떡 데이에 마스터 자리에 오를 수 있어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배달의민족은 신 씨에게 1년간 매일 사용 가능한 떡볶이 쿠폰(1만5000원권) 365장을 상품으로 제공했다.
배달의민족은 치믈리에와 떡볶이 시험에 이어 젊은 층이 즐겨 찾는 음식을 주제로 한 이색 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김봉진 대표는 “요즘 떡볶이는 치킨만큼 앱 내 주문이 많아 매니아 층이 두터운 음식”이라며 “배달의민족과 떡볶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어우러지는 행사를 개최해 매우 뜻깊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