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수출시장 완만한 개선 흐름 전망재고, 단가, 무역전쟁 등 최악의 상황 벗어나국내외 반도체 기업 잇따라 투자 재개 나서
  • 올해 한국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은 고객사들의 메모리칩 재고 부담과 단가 하락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상황을 지났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중 스몰딜(부분합의) 가능성,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시한 연기 등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반도체 가격도 회복되는 등 올해보다 수출이 10%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던 반도체 수출은 내년에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재고 정상화와 데이터센터 수요 회복, 5세대 이동통신(5G) 도입 확대 등의 호재가 이어지고 가격도 반등할 것으로 기대돼 수출 반등이 기대된다.

    여기에 시장 불확실성을 키웠던 미중 무역협상이 스몰딜(부분합의)을 앞두고 있는것도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1단계 무역합의 서명식을 가질 것이라는 발언을 내놨다.

    올해 미중 무역전쟁과 함께 통상 부문 최대 돌발 악재였던 한일 수출갈등도 양국이 대화국면으로 전환하면서 한시름 돌린 분위기다. 

    7월 4일 일본의 수출규제를 시작으로 양국이 대응 조치를 주고받으며 극으로 치닫던 한일 수출갈등은 한국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직전 양국이 대화의 물고를 트면서 가까스로 파국은 피했다.
  • 일본은 한일 정상회담을 나흘 앞두고 규제 대상 3개 품목 중 포토레지스트의 대한국 수출 방식을 개별허가보다 한단계 완화된 특정포괄허가로 바꾸면서 수위를 조절했다.

    한일 정상은 24일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의에서 일본의 수출규제를 핵심 의제로 다뤘지만 일본의 수출규제 해제 시점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다만 양국은 통상당국 간 대화를 통해 해결방안을 계속 모색하기로 했다.

    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 반도체 공장에 대한 80억달러(약 9조5천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공식화했다. SK하이닉스도 청주 M15 공장 설비를 확충하는 등 국내외 반도체 기업들은 최근 잇따라 투자를 재개하는 모양새다.

    반면 반도체 경기 회복세가 대체적인 기대와 달리 지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주요 투자은행과 전문기관들은 반도체 경기가 올해 하반기 중에는 나아질 것이란 관측을 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