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위 이수건설 2년째 '적자늪'…부채비율 '817%' 혜림건설, 영업손실 59→326억…현금흐름 -53억'건설업면허 1호' 삼부토건, 작년 임금체불 '시끌'32위 신세계, 부채율 1000% 육박…보광도 '적자'
  •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건설업계 줄도산 공포가 시공능력평가 100위권내 건설사로 확산되고 있다. 영동건설(시평 176위)·동광건설(126위)·선원건설(122위)·새천년종합건설(105위) 등에 이어 99위 한국건설마저 자금난에 못이겨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미 적잖은 중견건설사들이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만큼 업계내 위기감도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택시장 침체와 고금리 여파로 100위권내 중견사들의 적자경영이 지속되고 있다. 미분양 탓에 미수금이 쌓이면서 현금흐름이 악화됐고 '급전' 마련으로 부채가 늘어나자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적자경영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경우 중견사들의 유동성 대응능력도 바닥을 드러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택브랜드 '브라운스톤'으로 알려진 이수건설(80위)은 2년째 적자늪에 빠져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사업·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이수건설은 416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직전년(9억원)대비 적자폭이 4522% 급증했다.

    같은기간 당기순손실도 25억원에서 498억원으로 1892% 늘었다.

    실적악화 원인은 미수금이다. 공사미수금이 311억원에서 944억원으로 1년만에 3배이상 증가하면서 재무부담을 가중시켰다.

    재무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은 361%에서 817%로 2배이상 높아졌다. 이 지표가 200%를 넘으면 재무상태에 이상이 생겼음을 의미한다.

    순차입금비율도 33%에서 202%로 1년새 169%p 뛰었다. 순차입금은 기업이 보유한 현금을 전부 차입금 상환에 쓰고도 갚지 못하는 잔여채무를 말한다. 통상 20%이하를 적정 수준으로 본다.

    현금창출력 지표인 영업활동현금흐름도 2022년 118억원에서 지난해 -746억원으로 크게 악화됐다.

    '모아엘가' 브랜드를 보유한 광주지역 중견사 혜림건설(86위)도 2년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2022년 59억원에서 326억원, 당기순손실은 91억원에서 317억원으로 각각 적자폭이 커졌다. 같은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도 121억원에서 -53억원으로 감소했다.
  • ▲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국내 건설업면허 1호 삼부토건(77위)은 상황이 더 좋지 않다.

    4년간 이어진 적자경영으로 재무부담이 가중된 가운데 지난달 임금체불 문제까지 불거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삼부토건은 영업손실 781억원, 당기순손실 1110억원을 기록했으며 부채비율은 403%에 달했다.

    '골드클래스' 브랜드로 알려진 보광종합건설(56위)도 지난해 연결기준 24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직전년 1637억원에서 -113억원으로 악화됐다.

    최근 대표이사를 경질하며 조직쇄신에 나선 신세계건설(32위)도 위기설 단골후보중 하나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1878억원, 당기순손실 1585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952%로 1000%에 육박했다.

    중견사들의 재정 악화 원흉으로는 미분양이 꼽힌다. 중견사들은 분양사업장이 지방에 위치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미분양 리스크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를 보면 3월말 전국 미분양주택은 6만4964가구로 지난해 12월이후 4개월연속 증가했다. 이중 지방 미분양이 5만2987가구로 81%를 차지하고 있다.

    중견건설 A사 관계자는 "분양성수기인 5월이 지나면 중견·지방 건설사들의 미분양 부담도 한층 가중될 것"이라며 "금리, 미분양 등 원인은 명확하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게 문제"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구조조정을 기점으로 건설업계 줄도산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중견건설 B사 관계자는 "서울 노른자위에 위치한 사업장도 본PF 전환이 쉽지 않은데 지방사업장은 오죽하겠나"라며 "브릿지론 단계에 머물러 리스크가 크고 사업성이 떨어지는 중견사들의 지방사업장이 구조조정 타깃이 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