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예방 시스템 마련 등 요구
  • ▲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 ⓒ연합뉴스
    ▲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 ⓒ연합뉴스
    유희석 아주대의료원장이 이국종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에게 욕설을 한 녹취 파일이 공개된 가운데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회가 유 원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된 내용은 약 4~5년 전 유희석 원장이 이국종 센터장을 향해 “때려치워 이XX야. 꺼져. 인간 같지도 않은 XX가 말이야”라는 발언이었다.  

    아주의대 교수회는 성명을 통해 “유희석 원장이 이국종 교수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포함한 언어폭력을 가한 사실을 알게 돼 경악을 금치 못한다. 후배 교수에게 폭언을 해 병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유 원장은 즉시 의료원장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16일 밝혔다.

    이어 “언어폭력은 사건의 동기나 그 이면의 갈등과 상관없이 그 누구도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며 직장 내 괴롭힘의 전형적인 예다. 직장 내 괴롭힘은 비윤리적일 뿐만 아니라 법으로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해 가해자를 징계해야 하는 윤리적, 법적 의무가 있는 의료원의 최고경영자가 가해 당사자라는 사실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특히 “병원 평판도 상승에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과 귀순 병사 오청성을 치료했고 외상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국종 교수가 크게 기여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같은 교수로서 모든 교수가 이런 일을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한다”고 말했다. 

    교수회는 ‘유 원장은 이 교수와 전체 교수에게 사과하고, 즉시 의료원장에서 물러날 것’,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려는 시도를 배격할 것’, ‘직장내 괴롭힘 예방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위를 이용해 다른 의견을 억압하는 의료원의 풍토를 타파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 등 세 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