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체인망 비상… 동남아 품질-국내 인건비 부담수익성-기술유출-설계·검증 등 난제 산적"장기화되면 다른 부품들로 문제 확산"
  • ▲ 현대차 울산공장 자료사진.ⓒ현대차
    ▲ 현대차 울산공장 자료사진.ⓒ현대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 확산으로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가동중단 등 직격탄을 맞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중국에서의 부품공급이 차단되면서 비롯됐지만, 실질적으로는 수익성-원가-인건비 등 복잡하게 얽혀 있는 문제가 이번 사태로 불거졌다는 지적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11일까지 국내 대부분의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공장별로 휴업 일정은 ▲울산1공장(벨로스터, 코나) 5일~11일 ▲울산2공장(GV80, 팰리세이드, 싼타페, 투싼) 7일~10일 ▲울산3공장(아반떼, i30, 아이오닉, 베뉴) 7일~11일 ▲울산4공장 1라인(팰리세이드, 그랜드스타렉스) 7일~11일, 2라인(포터) 4일(2조부터)~11일 ▲울산5공장 1라인(G90,G80,G70) 4일~11일, 2라인(투싼, 넥쏘) 6일~11일 ▲아산공장(쏘나타, 그랜저) 7일~11일 ▲전주공장 트럭 6일~11일 / 버스 10일~11일 등이다.

    이는 중국에서의 부품 수급 차질로 초래됐다.

    엄밀히 말하면 '와이어링 하네스'라는 전선 부품 하나 때문이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차량 전체에 전기를 공급하는 장치이다.

    현대차는 국내 1차 협력업체 중 유라코퍼레이션, 경신, THN 등 3곳에서 해당 부품을 공급받아왔다. 이들 업체들은 국내에서도 생산을 하지만, 현대차와 함께 중국에 동반 진출해 있고, 현지 생산 부품을 국내로 들여와 공급하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중국 현지공장에서의 부품 수급이 차단되면서 물량 부족으로 현대차 국내 공장이 올스톱 된 것이다. 자동차는 2만여개 부품으로 이뤄져 있는데 그 중에 하나라도 없으면 라인이 돌아갈 수 없다. 현대차는 부피가 크고 무거운 와이어링 하네스를 통상 1주일치 재고만 갖고 있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국내와 동남아시아 등에서 부품 조달을 확대하고, 협력업체의 중국 생산 재개 시 부품 조달에 소요되는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등 생산차질이 최소화되도록 다각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로써는 특별한 대안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완성차는 물론 협력업체들도 높은 인건비를 비롯한 원가 부담 때문에 중국에 상당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며 “최근 들어서는 수익성이 가장 큰 화두로 대두되면서 이같은 추세는 더욱 확대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 입장에서도 수익성 때문에 수급처 다변화를 할 수가 없고, 자칫 기술 유출 등의 문제도 생길 수 있어서”라며 “지금으로써는 마땅한 대책이 없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동남아 물량으로 대체하는 것도 품질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쉽게 선택할 카드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중국에서 코로나 확산이 멈추기를 바라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급하게 부품 수급을 다른 곳으로 바꾸는 것은 설계 및 검증, 단가 등 여러가지 문제로 여의치 않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내수는 물론 수출에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수록 다른 부품들에 대한 수급 문제도 생겨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