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들어간 롯데쇼핑… 창고형 할인마트 '빅마켓'도 물망2015년 이후 출점 '제로'… 경쟁사와 달리 유료회원제 고집1인 가구 늘면서 시장 변화… 창고형 할인점 미래 불투명 지적도
  • ▲ 롯데쇼핑이 고강도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백화점, 마트, 슈퍼 등 전국 700여개 점포 중 30%를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자산을 효율적으로 경량화하고 영업손실 규모를 축소해 재무건전성과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롯데쇼핑
    ▲ 롯데쇼핑이 고강도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백화점, 마트, 슈퍼 등 전국 700여개 점포 중 30%를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자산을 효율적으로 경량화하고 영업손실 규모를 축소해 재무건전성과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롯데쇼핑
    롯데쇼핑이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백화점, 마트, 슈퍼 등 전국 700여개 점포 중 비효율 점포 30%를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자산을 효율적으로 경량화하고 영업손실 규모를 축소해 재무건전성과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그동안 수익을 내지 못했던 점포들이 우선순위로 점쳐지는 가운데 롯데마트의 창고형 할인마트 ‘빅마켓’ 철수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해 연결기준 연 매출이 전년 대비 1.1% 감소한 17조6328억원, 영업이익은 28.3% 빠진 4279억원이라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8536억원으로 4650억원이었던 지난해보다 4000억원가량 적자 폭이 늘었다. 

    지난해 백화점은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22.3% 증가한 5190억원을 냈지만, 마트(250억원), 슈퍼(1040억원) 등 기타 부문도 1930억원의 적자를 냈다. 마트의 경우 이커머스 등 전자상거래의 영향이 커지며 기존점 매출이 부진했고 슈퍼도 점포 폐점과 휴점으로 매출이 감소하며 영업이익도 함께 줄어든 결과다.

    롯데쇼핑은 실적발표와 동시에 운영전략을 발표하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백화점·마트·슈퍼·롭스 등 전국 700여개 점포 중 30%에 해당하는 200여개 점포를 정리하는 것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적자인 점포를 먼저 줄일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는 롯데마트의 창고형 할인마트 ‘빅마켓’이 시장 철수 1순위 후보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대다수다. 빅마켓은 코스트코,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비슷한 창고형 매장이다. 불특정 다수 고객이 타깃인 일반 대형마트와 달리 연회비를 부담하는 유료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다. 

    롯데마트는 2012년 6월 빅마켓 1호점인 금천점을 오픈한 뒤 같은 해 9월 신영통점, 2013년 2월 영등포점과 도봉점, 2014년 11월 킨텍스점을 열었다. 5호점 킨텍스점 오픈한 뒤부터 소비 부진, 출점 규제 강화, 상생 이슈 등 리스크를 의식해 창고형 매장 확대를 자제해왔다. 6년째 출점 제로다.
  • ▲ ⓒ이마트IR
    ▲ ⓒ이마트IR
    이는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정반대 행보다. 유통업계는 최근 몇 년 새 할인점의 출점을 줄이고 창고형 할인 마트의 점포수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이마트는 할인점 덕이, 서부산, 상무점 등 3점을 폐점했던 것과 달리 트레이더스는 월계, 부천, 명지에 점포 3개를 오픈했다. 이마트는 할인점에 대해 지난해보다 2.0% 높아진 11조 2630억, 트레이더스는 14.2% 증가한 2조 6700억원의 매출 계획을 세웠다.

    홈플러스는 2018년 16개 점포를 창고형 매장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화성동탄점, 서울남현점, 부산해운대점을 추가 전환 오픈했다. 이를 통해 연내 홈플러스 스페셜 매장 수를 40개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코스트코는 국내 창고형 할인점 시장에서 사실상 독주 체제를 유지했다. 코스트코는 1994년 양평점을 열며 국내에 진출했다. 영업 첫해(1998년) 2421억원이었던 코스트코코리아 매출은 2007년(1조157억원) 1조원을 돌파했다. 이후 2010년(2조863억원), 2014년(3조2000억원)에 각각 2조원, 3조원을 넘겼다. 

    2018회계연도(2018년 9월 1일~2019년 8월 31일)에 매출 4조170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3조9226억원 대비 6.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17회계연도(1718억원)보다 21.7% 감소한 1345억원에 그쳤다. 코스트코코리아는 올해 김해·청라점 추가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 ▲ 롯데마트 빅마켓의 유료 회원제.ⓒ빅마켓 홈페이지
    ▲ 롯데마트 빅마켓의 유료 회원제.ⓒ빅마켓 홈페이지
    업계에선 롯데마트가 ‘회원제’에 발목을 잡혔다고 평가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현재 일반 개인 회원에게 3만5000원의 연회비를, 사업자 회원에게 3만원에 연회비를 받고 있다. 반면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비회원제 창고형 할인마트를 확대하며 경쟁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창고형 할인점 업태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나온다. 물건을 벌크로 들여와 대용량 묶음 판매를 통해 단가를 낮추는 사업 모델인 만큼, 1인 가구가 빠르게 늘고 있는 인구구조 변화에 비춰봤을 때 장기적인 성장세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롯데마트는 사실상 계획 유무를 말할 정도의 큰 사업부가 안된다. 롯데쇼핑 입장에서는 본업이지만, 없는 사업이라고 말할 정도의 매출 규모다. 지금 더 큰 사업부의 위기가 직면한 만큼, 빅마켓도 추후 순차적으로 접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 측은 “모든 점포가 정리 대상이다.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