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차 규제 완화… 경차 모델 사라져‘서민의 발’ 무색… 올해 판매량 10만대 밑돌 듯
  • ▲ 기아자동차가 판매 중인 경차 모닝 ⓒ기아차
    ▲ 기아자동차가 판매 중인 경차 모닝 ⓒ기아차
    기아자동차가 다음달 경차 모닝 액화석유가스(LPG) 모델을 단종한다. 더 큰 차를 원하는 소비자 심리와 치열한 경쟁에 판매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3월 규제 완화로 일반인이 LPG차를 살 수 있게 되면서 연쇄 타격을 받았다. LPG 엔진을 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에 밀려나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다음달 말 모닝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판매 중인 LPG 모델의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한 협력 업체 관계자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전달 받았다”며 “LPG 모델이 빠진 자리를 메우기 위해 새로운 가솔린(휘발유) 터보 엔진을 추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음달 말 부분 변경과 동시에 이뤄질 예정”이라며 “앞 범퍼 형상 등 디자인이 바뀌면서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아차가 판매 중인 모닝은 2017년 1월 시장에 처음 나왔다. 현재 1.0 가솔린(휘발유)과 1.0 LPG 등 2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구성돼 있다.

    국내 경차 시장에서 유일한 모닝 LPG 모델은 2017년 4월 첫 출시 이후 3490대 팔렸다. 2018년에는 3436대를 기록했지만 이듬해 판매량은 3166대로 7.8% 하락했다. 모닝 전체 판매 중 차지하는 비중은 5%대 안팎에 불과하다.

    업계는 모닝 LPG 모델이 단종 수순을 밟는 이유로 낮은 수익성과 힘이 부족할 것이라는 소비자 편견에 따른 판매 부진 등을 꼽았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지난해 3월 미세먼지 대책 중 하나로 장애인, 택시 등 일부만 LPG차를 사용하도록 제한하는 규제를 풀면서 경쟁력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규제 완화로 LPG 엔진을 장착한 현대차 쏘나타와 르노삼성의 SUV인 QM6 등이 시장의 화두로 떠올랐다”면서 “주행 시 힘이 부족할 것이란 우려에 소비자가 꺼린 점도 부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실제 르노삼성 QM6 LPG모델은 지난 한 해 2만726대 팔려 흥행에 성공했다.

    한때 ‘서민의 발’로 불리던 경차는 국내 시장에서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비싼 차값과 소형 SUV 등으로 분위기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기아차와 한국GM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경차 판매량은 11만3708대로 집계됐다. 2018년보다 9.7% 줄었다. 전성기로 꼽히는 2012년(20만2844대)와 비교하면 7년 새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는 10만대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국내에서 팔리는 경차는 기아차 모닝과 레이, 한국GM의 스파크 등 3종이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