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업이익 3200억… 인수 3년만에 최대해외 분포 다수 계열사 흡수통합 작업 완료 효과인수 후 첫 수장 교체 강수… 올 최대 실적 달성 정조준
  • ▲ 올초 CES 2020에서 선보인 삼성-하만의 합작품 '디지털콕핏' ⓒ삼성전자
    ▲ 올초 CES 2020에서 선보인 삼성-하만의 합작품 '디지털콕핏'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인수한 차량용 전장·오디오 전문 기업인 '하만(Harman)'이 지난해 두 배 넘게 이익이 성장해 주목된다. 올해로 인수 4년차를 맞은 하만은 삼성에 편입된 이후 해외 곳곳에 분포된 다수의 계열사와 법인을 흡수하고 통합하는 과정을 거쳐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는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삼성이 인수한 후 처음으로 수장을 교체하고 또 한번 최대 실적 경신에 나선다.

    27일 삼성전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하만은 지난해 11조 7500억 원의 매출과 322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7년 삼성에 편입된 이후 최대치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 규모는 전년도인 2018년의 두 배, 인수 첫 해인 2017년 대비로는 5배 이상이다. 2018년 하만의 영업이익은 1600억 원대였고 2017년에는 600억 원으로 시작했다. 매출도 매해 1조 이상 꾸준히 성장해온 가운데 2018년 매출 10조 원 벽을 넘기면서 지난해까지 기세를 이어가며 달라진 면모를 확연히 드러냈다는 평가다.

    하만이 이처럼 환골탈태에 성공한 것은 인수와 동시에 진행된 '몸집 줄이기' 작업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하만은 삼성에 인수된 후 매해 삼성전자 자회사 중에 가장 많은 계열사, 해외 자회사 등을 솎아낸 곳으로 이름을 올렸고 지난해도 '하만 인베스트먼트 그룹(Harman Investment Group, LLC)'이라는 하만 자체 투자회사와 모바일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공급하는 '레드 밴드 소프트웨어(Red Bend Software Inc.)' 등을 포함해 15곳 이상의 자회사를 흡수하거나 청산했다.

    하지만 여전히 삼성 내에서 하만 자회사 수가 가장 많다. 미국에 근거지를 둔 하만 본사(Harman International Industries, Inc.) 외에도 미주지역에서만 13곳 이상의 생산법인과 판매법인, 서비스법인을 두고 있고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도 여러 곳의 법인을 두고 촘촘한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다. 올해도 삼성전자와 영업망이 겹치는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법인을 축소하거나 통합하는 작업이 이어질 가능성도 남아있다.

    올해로 인수 4년차에 돌입하면서 삼성 내에서 하만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게다가 올해는 삼성에 속한 뒤 처음으로 하만의 수장이 바뀌면서 본격적인 시너지 작업이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만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기존 최고경영자(CEO)였던 디네쉬 팔리월이 물러나고 신임 CEO로 미셸 마우저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선임됐다고 밝혔다. 신임 CEO는 22년간 하만에서 근무한 정통파로 COO 역할을 해오며 삼성에서도 경영능력이나 사업 비전 등에 대해서 실력을 검증받았다. 팔리월 전 CEO는 하만에 고문으로 남아 신임 CEO를 돕는다.

    역대 최대 실적과 함께 수장 교체까지 진행한 하만이 올해 더 주목할만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커진다. 특히 삼성이 하만과 합작해 전장사업 분야에서 '디지털 콕핏'이라는 결과를 선보였고 이를 매년 업그레이드해 완성차업체들에 공급을 시도하고 있어 올해부턴 제대로된 수주 성과와 더불어 합작품에서 실질적인 매출 성과를 노려볼 만 하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