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경고등’제동 장치, 냉각수 누수, 안전벨트 경고장치 잇단지적“신차는 반년 후 사야 결함 없다는 말”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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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기아자동차와 아우디 등 수입차의 신차 품질에 ‘경고등’이 켜졌다. 불과 몇 달 만에 리콜(결함 시정)과 무상 수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나왔기 때문이다. 

    운전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제동 장치부터 냉각수 누수 우려, 안전벨트 경고 장치까지 원인은 다양하다. 잇단 ‘품질 문제’에 소비자 안전과 권리가 침해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국토교통부(국토부)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GV80 리콜에 들어간다. 지난달 7일부터 생산된 823대에 정지하면 시동이 꺼졌다 출발할 때 걸리는 ‘스톱 앤 고’ 기능이 미작동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제네시스의 첫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로 ‘최고급’을 표방해 이목을 끈 GV80은 출시 한 달여 만에 체면을 구기게 됐다. 

    기아차가 지난해 12월 야심차게 내놓은 중형 세단 K5는 제동 장치(브레이크)와 전동식조향장치(MDPS), 뒷유리 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무상 수리를 실시하기로 했다. 최근 3개월간 만든 1만3680대 등이 대상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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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불모터스가 수입 및 판매한 DS 3 크로스백의 경우 냉각수가 새어 나와 엔진이 과열될 우려가 있어 리콜한다. 뿐만 아니라 뒷바퀴 브레이크 호스의 변형 및 파손이 생길 가능성이 발견됐다. 출시 두 달여 만이다.

    인증 과정에서 국내 법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리콜 명령을 받은 사례까지 있었다. 

    아우디는 지난해 10월 연이어 선보인 세단 A6와 A8의 좌석 안전띠 경고 장치가 안전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리콜 조치를 받았다. 회사 측은 “전 좌석 안전띠 착용 의무화 등 개정된 도로교통법을 인증 당시 다르게 해석했다”며 “인증 취소로 신차 기준이 적용되어 혼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배출가스를 불법으로 조작해 이른바 ‘디젤 게이트’ 이후 4년 만에 신차를 내놨으나 암초를 만나게 됐다. 

    이 밖에 BMW의 경우 신형 1시리즈 321대를 리콜한다. 소프트웨어 오류로 계기판에 후미등(리어 램프) 작동 여부 등이 표시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초 정식 판매를 시작한 뒤 한 달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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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신차가 바로 리콜에 들어가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며 “그만큼 생산 시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뜻”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소비자 사이에서 떠도는 ‘신차는 반년 이후 사야 결함이 없다’는 얘기가 여전히 통하고 있다”면서 “완성차 업체는 품질에 대한 책임을 지려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와 함께 신차 경쟁이 치열해지고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으로 생산 과정이 복잡해진 것도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소비자는 서비스 센터를 찾아가야 할 뿐 아니라 수천만원짜리 신차를 사서 불쾌함을 받는다”며 “이들의 권리를 보장받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내에서 리콜 건수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리콜을 받은 차는 총 216만7534대로 집계됐다. 10년 전(15만8835대)보다 13배 이상 증가했다. 2017년 들어서는 사상 처음으로 200만대를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