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문 닫는 면세업계, 국내 점포 잇단 '셧다운'국제선 여객 증발에 파리 날리는 면세점면세업계 "공항 임대료 인하 환영하지만, 장기화 우려"
  • ▲ 면세점의 문이 굳게 닫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영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제로(0)’에 가까워지면서 사상 초유의 개점휴업 상태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영향이 장기화될 경우 면세산업의 생태계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연합뉴스
    ▲ 면세점의 문이 굳게 닫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영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제로(0)’에 가까워지면서 사상 초유의 개점휴업 상태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영향이 장기화될 경우 면세산업의 생태계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연합뉴스
    면세점의 문이 굳게 닫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영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제로(0)’에 가까워지면서 사상 초유의 개점휴업 상태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영향이 장기화될 경우 면세산업의 생태계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4월 한 달간 코엑스점과 부산점을 대상으로 매주 월요일 주 1회 휴무를 실시한다. 롯데면세점 제주점 역시 오는 11일부터 주말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15일), 부처님 오신 날(30일) 등 총 8일간 문을 닫는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12일부터 시내면세점을 대상으로 영업시간만 단축했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면세점 이용객 수가 갈수록 줄어들자 아예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실제로 코엑스점과 부산점, 제주점 매출은 평소 대비 80~90% 줄어든 상태다.

    신라면세점도 4월 한 달간 주말 8일과 공휴일인 21대 국회의원 선거일(15일), 부처님 오신 날(30일) 등 총 10일 휴업을 결정했다. 제주도 관광객 급감으로 영업을 이어가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돼서다. 실제 지난해까지 일 평균 3000여 명이 입도하던 제주도는 최근 주 1회 중국을 오가는 춘추항공 임시편 1편을 제외하면 모든 국제선 항공편 운항이 중단된 상황이다.

    신세계면세점도 4월 한 달간 부산점 운영을 매주 월요일마다 중단키로 했다. 명동점, 강남점, 신세계인터넷면세점의 경우 아직은 정상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 역시 오는 4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용산 매장 영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적극 동참하고자 일시적으로 영업을 중단한다고 설명했지만, 쇼핑객 수가 줄어 매출이 급감한 것이 결정타였다.

    중소·중견 기업의 타격은 더욱 크다. 앞서 동화면세점은 4월 한 달간 주말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평일 영업시간도 이날부터 오후 12시부터 6시까지로 하루 4시간 단축 운영키로 했다.

    공항면세점도 대부분 문을 닫았다. 신세계면세점은 인천공항 입출국자 수가 급감하자 지난달 23일부터 인천공항 탑승동에 위치한 총 19개 점포 중 화장품, 패션, 잡화 등을 취급하는 4개 점포를 대상으로 임시 휴업을 시작했다. 여기에 지난 1일에도 1개 매장 문을 더 닫았다. 재개점 일정은 아직 정하지 않은 상태다.

    또 신세계면세점은 심야 항공편이 없는 제1여객터미널 탑승동, 제2여객터미널 내 매장의 심야 영업을 중단시키는 등 추가적인 영업시간 단축 조치도 시행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역시 현재 김포공항점과 김해공항점 문을 지난달부터 닫았다. 김포공항점의 경우 사실상 항공 운항이 거의 중단되면서 지난달 11일 임시 휴점에 들어가기 전까지 하루 매출이 2억 원에서 100만 원으로 급감했다. 인천공항점도 지난달 매출이 90%나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라면세점도 같은 이유로 지난달 김포공항점 문을 닫았다.

    면세점 이용 고객인 출국자들이 감소하면서 자연히 매장은 파리를 날리게 됐다. 문을 열어봐야 방문하는 소비자가 뜸한데, 매장 유지를 위한 부대비용과 인건비만 더 들 뿐이다. 이에 아예 영업 시간을 대폭 줄이게 된 것이다. 한국면세점협회 집계에 의하면 지난해 출국장 면세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6.5% 급감했다.
  • ▲ 인천국제공항은 지난달부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인천국제공항 하루 여객 수는 3월 셋째주 기준으로 전년 대비 91.8% 감소했다.ⓒ연합뉴스
    ▲ 인천국제공항은 지난달부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인천국제공항 하루 여객 수는 3월 셋째주 기준으로 전년 대비 91.8% 감소했다.ⓒ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은 지난달부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인천국제공항 하루 여객 수는 3월 셋째주 기준으로 전년 대비 91.8% 감소했다. 지난달 24일에는 하루 이용객 9316명으로 2001년 개항 이후 처음으로 만 명 밑으로 내려갔다. 이 같은 위기가 지속될 경우 공항산업 생태계가 붕괴해 면세사업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황이 이러하자 정부도 8월까지 공항 면세점 임대료를 인하하기로 했다. 정부는 공항에 입점한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임대료를 3월분부터 6개월간 20% 감면해주기로 결정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임대료는 기존 25% 인하에서 50%로 감면율을 높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을 반기면서도 한편으로는 매출이 90% 가까이 급감한 상황에서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국면세점협회가 집계한 2월 국내 면세점 방문객 수와 매출액은 이미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3월에는 80∼90%가 감소했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이전 하루 평균 출국자 수가 10만명 정도였지만 이제는 하루 2000여명으로 급감했다.

    면세업계의 최대 고객인 중국 보따리상의 발걸음도 사실상 끊긴 상황이다. 출국자 수가 줄면서 롯데와 신라, 신세계 등 대기업 3사가 운영하는 면세점의 한 달 매출액도 2000억원 수준에서 3월 들어서는 400억원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들이 납부해야 하는 한 달 임대료는 20%를 감면해도 640억원 수준이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현재 면세업계 자체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공항 이용객 감소로 인한 면세점의 어려움을 이해한 결정에 고마움을 느낀다”면서도 “매출의 90% 이상이 감소해 임차료가 매출의 몇 배가 되는 현실을 반영해 추가 감면이 이뤄지기 바란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 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상황을 지켜보다가 다시 현실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