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지분 45.23% 확보… 조원태 회장측 41.3%에 머물러주총 무효소송 이어 임시주총 제기 가능성순환휴직 중인 직원들 "이 와중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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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주연합이 벼랑 끝 위기에 몰린 한진그룹 경영권 장악에 다시 고삐를 죄고 있어 업계의 눈총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한항공 직원들은 휴직까지 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기간산업인 대한항공을 살리기 위해 1조2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런 와중에도 주주연합은 자신들의 목적 달성과 이익 추구를 위해 한진칼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섰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KCGI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 지분율이 42.74%에서 45.23%로 2.49%포인트 증가했다고 지난 2일 공시했다.

    KCGI 산하 엠마홀딩스와 반도건설 산하 대호개발, 한영개발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한진칼 주식 147만2357주(2.49%)를 매입했다.

    이에 따라 주주연합의 한진칼 지분율은 45.23%로, 조원태 회장 측 우호지분 41.3%를 크게 앞서며 주도권을 잡게 됐다.

    앞서 지난달 26일 기타법인이 한진칼 주식 약 2%를 매입해 그 주체가 누구인지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당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아직까지 자금 여력이 있는 반도건설을 지목하기도 했다.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니 반도건설은 물론 KCGI까지 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에 나섰고, 그 매입량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주주연합(3자연합)을 결성하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을 빼앗기 위해 지분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주주제안을 통해 경영권 장악에 나섰지만 완패한 뒤 절치부심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대한항공도 국제선 운항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사상 최악의 위기를 겪자 또 반격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주주연합이 자신들의 경영권 장악 목적에만 몰두하는 것이  볼썽사납다는 분위기다. 대한항공 직원들도 급여의 70%만 받고 휴직을 하는 등 위기 극복을 위해 고통을 감수하고 있는데, 현실과 상반되는 주주연합 행보가 냉혹하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이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가의 중요한 기간산업이 코로나19 때문에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긴급 자금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사모펀드 등이 중심이 된 주주연합이 비상 시국에도 한진칼 경영권을 장악하려고 추가로 지분을 매입하는 것이 정부 입장에서는 곱게 보일리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대해 KCGI 홍보 관계자는 “향후 추가 지분 매입 및 임시주총 소집 계획 등에 대해서는 확인하기 어렵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