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 척당 1兆LNG선에 이은 또한번의 잭팟 기대전투체계 수주는 한화시스템 vs LIG넥스원 대결
  • ▲ 현대중공업이 지난 2008년에 인도한 우리나라 최초의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현대중공업
    ▲ 현대중공업이 지난 2008년에 인도한 우리나라 최초의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현대중공업

    카타르 LNG선 100척 수주로 잭팟을 터뜨린 국내 조선업계가 특수선 시장에서 또 대박을 노리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피할 수 없는 자존심 싸움이 펼쳐질 전망이다.
     
    9일 업계 등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오는 7월 20일까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기본설계 참여업체를 모집한다. 이후 방사청은 입찰에 참여한 업체를 평가해 8월 중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은 해군 핵심전력으로 운용할 전투함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동안 축적된 국내 선박 건조기술 및 무기개발 기술을 집대성해 독자적인 한국형 구축함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국내에서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사업 참여 자격을 갖추고 있다.

    기본설계 사업예산은 약 210억원이며, 계약 체결 이후 3년간 진행된다. 즉, 2023년 후반기까지 기본설계를 완료하고 2024년부터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시작하게 된다.

    방사청에서는 총 사업비 등을 비공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총 사업비가 척당 1조원이 넘으며, 6척을 건조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차기 구축함 수주를 위해 벌써부터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우선 현대중공업은 스마트해군 정책발전방향과 선진 함정기술 발전동향 분석을 기반으로 한국형 차기 구축함에 대한 자체 개념설계를 실시해 핵심기술사양을 도출했다.

    포스코,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선급, 한국전기연구원, 한화시스템 등 여러 산학연과 함정 전문기술 인프라를 구축해 기본설계사업 개발 준비를 마친 상태다.

    해외기술에 의존했던 통합 마스트(선체 갑판에 수직으로 세운 기둥으로, 레이더/센서 등 전자장비 통합되는 곳)를 국내기술로 개발해 탑재하고, 병력 감소를 대비한 무인화·자동화 등 첨단 기술들을 적용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일 차세대 첨단 스마트 함정 기술개발 워크숍을 개최하기도 했다.

    남상훈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본부장은 “최신 함정 개발을 위해 우수한 핵심인력을 대거 확충했고, 현대중공업의 함정 설계 경험과 국내 방산업체 및 연구기관의 역량을 총 집약해 한국형 차기구축함을 성공적으로 개발함으로써 자주 국방수호에 힘을 보태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현대중공업은 대한민국 최초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 등 80여척의 함정을 건조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차세대 이지스함(KDX-Ⅲ Batch-Ⅱ) 선도함 상세 설계를 비롯해 대형수송함-Ⅱ(LPX-Ⅱ)·해양정보함-Ⅲ(AGX-Ⅲ) 개념설계를 수주하는 등 함정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스마트 함정으로 맞선다.

    대우조선해양은 대한민국 구축함 종가로서, 해군의 미래전략인 '해군비전 2045'의 핵심전력으로 활동할 차기구축함을 최고의 스마트 함정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전통적인 선형에서 벗어나 미국 줌왈트급 최첨단 선형과 다기능 통합마스터를 채택해 스텔스 성능을 극대화한 디자인과 스마트 기술을 대거 탑재한 함정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국내 산학연과 차기 구축함에 적용하기 위해 전기추진체계 및 스마트함정 관련 기술협의회를 잇따라 개최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대우조선해양은 한국형 구축함(KDX) 사업에서 3000톤급 KDX-Ⅰ3척, 4000톤급 KDX-Ⅱ 3척, 7600톤급 KDX-Ⅲ 1척의 구축함을 비롯해 40척 이상의 수상함을 건조했다.
     
    특히 2010년 8월 인도된 KDX-Ⅲ 이지스 구축함인 ‘율곡이이함’은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함, 대공, 대잠능력을 보유한 현존 최강의 전투함으로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현재 기업결합심사가 진행 중인 양사가 과거와 달리 과도한 경쟁을 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어차피 한지붕 집안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양사간 자존심이 걸려 있어 팽팽한 수주전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 전투체계 '왕좌' 한화시스템에 LIG넥스원 도전장 던져

    함정에 탑재될 전투체계 수주 경쟁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전투체계(CMS)는 함정에 탑재되는 다양한 센서, 무장, 기타 통신 및 지휘체계를 통합 운용하기 위한 무기체계를 뜻한다. 한화시스템은 사실상 국내 유일의 전투체계 개발능력(인력, 기술, 시설), 성능개량 및 후속 군수지원 인프라 보유 업체이다. 지난 30년간 대한민국 해군의 함정, 잠수함 등 80여 척에 전투체계를 공급해온 왕좌이다.

    한화시스템은 현재 차기호위함 울산급 FFX Batch-III 함정 전투체계를 개발 중이다.

    한화시스템은 대한민국 해군의 전투체계 개발 경험과 그동안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의 최신IT 기술을 적용해 한국형 차기 구축함용 전투체계로의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한국형 차기 구축함에 탑재할 통합마스트(IMAST) 개발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유일한 업체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통합마스트(IMAST)는 울산급 FFX Batch-III의 복합센서마스트의 진화형으로 함정 피탐율 감소, 센서/통신 안테나 간 간섭 문제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전투함의 생존성 강화와 전투능력 극대화, 운용성 및 정비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최근 들어 전투체계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한화시스템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LIG넥스원은 한국형 차기 구축함 전투체계(전투관리체계, 다기능능동위상배열레이더, 통합마스트)에 특화된 통합 솔루션 개발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전투체계 개발사업은 지휘무장통제체계 이외에도 레이다, 소나 등의 센서체계, 미사일 및 어뢰 등의 무장체계를 비롯해 통신체계, 전자전 체계 등 전 체계와 핵심 구성품을 고수준으로 통합하는 고난이도의 도전이다.

    LIG넥스원은 레이더부터 지휘/사격통제까지 Sensor to Shooter에 이르는 월등한 개발경험과 핵심 R&D 인력을 기반으로, 전투체계에 필수적인 ‘고도의 통합역량’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LIG넥스원은 국방과학연구소의 시제업체로 참여해 수상함 및 잠수함에 탑재되는 유도/수중무기를 비롯해 함정용 탐색레이더 및 소나체계, 함정 전자전체계(SONATA), 함정용 다대역 다기능 무전기(TMMR) 등의 개발을 진행해 오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력화된 면배열 능동위상배열레이더 무기체계인 ‘대포병탐지레이더-II’를 성공적으로 개발했다. 대우조선해양과 협력해 4년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전투체계와 소나체계를 고수준으로 통합개발하는 ‘장보고-I 성능개량’ 사업의 통합전투체계 전력화도 완료한 바 있다.

  • ▲ ⓒ한화시스템
    ▲ ⓒ한화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