톤당 144달러 → 99달러, 31%↓조선용 후판가 긍정 작용 전망"실적개선 호재" 환영
  • 금값이 연일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주요 광물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철광석만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포스코 등 철강업계와 선박용 후판 가격을 협상 중인 조선업계에는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8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철광석 선물 가격은 톤당 99.97달러로 2022년 12월 이후 16개월 만에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올해 초 톤당 144달러였던 것과 견주면 31%가량 하락한 것이다.

    가격 하락세는 유독 철광석에서 두드러진다. 국제 금시세는 온스(약 31.1g)당 2345.4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고 니켈, 동, 아연, 알루미늄 등 주요 광물 모두 상승세가 가파른 것과 대비된다.

    전세계 철강 절반 이상을 소비하는 중국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된데다 철강이 많이 들어가는 토목·건설 등이 부진한 탓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부동산 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해 철강 재고가 10년내 최고수준에 달하는 등 수요가 급감하면서 철광석 가격으로 전이되는 것"이라고 했다.
  • ▲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자료사진
    ▲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자료사진
    원자재 가격 하락은 도크에 일감을 잔뜩 채운 조선업계는 환영할 일이다. 통상 제조원가의 20%를 차지하는 선박용 후판 가격을 낮출 요인이기 때문이다.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3사는 올해 초 34조원 규모의 카타르 프로젝트 계약을 마무리하고 향후 3년치 작업량을 쟁여 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3사는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사들과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 돌입한 상태다. 후판 가격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2020년 하반기 톤당 130만원에서 지난해 말 90만원 중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조선업계에선 이번 협상에서 톤당 80만원대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수입 후판 가격이 톤당 80만원 중반에 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가격 인하로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후판값이 떨어진다면 올해 흑자 전환을 앞둔 조선3사 실적 개선이 속도를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조선 3사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HD한국조선해양 9448억원, 삼성중공업 4279억원, 한화오션 2482억원 등 모두 전년대비 흑자폭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철강업계는 지난해 한차례 가격을 낮춘 만큼 올해 추가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철강석 가격이 하락했다 하더라도 지난 2년간 키로와트시(kWh)당 31.7원 오른 전기요금 인상분도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전기요금은 철강제품 원가의 10% 가량을 차지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조선업계 어려움을 고려해 인상 요인을 제대로 반영해오지 못했는데 반대로 이번에는 그 부분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