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경영진, LG화학 오창공장 방문장수명 외 리튬, 황·전고체 배터리 개발 방향 공유'K-배터리' 견인차… 2025년까지 순수전기차 23종 출시
  • ▲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사진 좌측)과 LG그룹 구광모 대표가 오창공장 본관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현대자동차그룹
    ▲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사진 좌측)과 LG그룹 구광모 대표가 오창공장 본관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2일 LG그룹 구광모 회장을 만났다. 미래차 배터리 사업현장을 둘러보고 향후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다.

    업계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광폭행보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LG, 삼성, SK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미래차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정 수석부회장의 선택에 따라 어느 기업이 유리한 고지에 오를 지 판가름날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차그룹은 22일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비롯,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알버트 비어만 사장, 기획조정실 김걸 사장, 상품담당 서보신 사장, 현대모비스 박정국 사장 등이 이날 LG화학 오창공장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날 LG 측에선 구광모 대표와 권영수 부회장, LG화학의 신학철 부회장, 전지사업본부장 김종현 사장, 배터리연구소장 김명환 사장 등이 현대차그룹 경영진을 맞았다.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LG화학이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장수명(Long-Life)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배터리의 기술과 개발 방향성을 공유했다.

    양 그룹 경영진은 미래 배터리 관심사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 오창공장의 배터리 생산 라인과 선행 개발 현장도 함께 둘러봤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기아차가 생산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카와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 아이오닉 일렉트릭 등에 LG화학 배터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22년 양산 예정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의 2차 배터리 공급사로 LG화학을 선정, 최상의 성능 확보를 위해 협업하고 있다.

    ‘E-GMP’ 기반의 현대·기아차 전기차에 탑재될 LG화학 제품은 성능이 대폭 향상된 차세대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다. 전기차 전용 모델의 특장점들과 시너지를 창출해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전망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앞으로 본격적 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고성능, 고효율 배터리 확보를 위해서도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13일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찾아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현황을 듣고 개발 현장을 둘러봤다.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나 세 시간 가량 다양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달이 조금 지난 오늘 다시 한번 LG그룹 구광모 회장을 찾으며 벌써부터 차기 회동의 대상에 관심을 가지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일각에서는 조만간 정 수석부회장이 SK 최태원 회장과도 만남을 가질 수 있다 관측한다. SK이노베이션과 미래차 배터리 협업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아직 만남을 가지지 않은 CEO 역시 최태원 회장 뿐이다.

    업계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광폭행보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그의 판단에 따라 향후 국내 배터리 시장 판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2011년 첫 순수 전기차를 선보인 이래 현재까지 국내외 누적 27만여대 판매를 기록하며 글로벌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전문 매체인 EV세일즈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1분기 총 2만4116대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해 테슬라(8만8400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3만9355대), 폭스바겐그룹(3만3846대)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총 44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예정이며, 이 중 절반이 넘는 23종을 순수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그야말로 놓치면 안되는 큰 손인 셈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마음을 훔쳐야만 향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우위에 올라설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세계 최고 성능의 전기차에 필요한 최적화된 배터리 성능 구현을 위해 연관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면서 “이번 방문은 향후 전기차 전용 모델에 탑재될 차세대 고성능 배터리 개발 현황을 살펴보고, 미래 배터리에 대한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기 위한 차원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