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계 코로나19 직격탄 이후 조금씩 완화세글로벌 OTA, 트립닷컴 '변경 수수료 폐지' 첫 발국내 여행사, 정부 표준약관 변경 없으면 약관 전반 변경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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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여행업계가 돌파구 마련을 위한 전략 수립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트립닷컴그룹이 변경수수료 폐지 등의 카드를 꺼내든 이후 다른 글로벌 여행사들도 융통성 있는 예약 정책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 트립닷컴그룹 시작으로 글로벌 여행사 예약 정책 유동성 확장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트립닷컴그룹은 글로벌 여행 회복 캠페인 ‘트래블 온(TRAVEL ON)’을 본격 시행한다. 침체된 여행업계의 숨통을 트이는 것이 주 목적이다. 새로운 안전기준과 유연성 있는 보장 정책을 도입하고 대폭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특히 트립닷컴은 항공, 호텔 등 파트너사와 협력해 예약 변경, 취소 등에 대해 융통성을 보장하는 ‘Flexi트립(플렉시 트립)’ 서비스를 도입했다. 변경수수료가 없어지는 것이 골자다.

    이는 트립닷컴이 구글과 공동으로 진행한 ‘트래블 트렌드 리포트(Travel Trends Report)’를 바탕으로 마련된 대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 태평양 지역 소비자들은 불확실성의 여파로 인한 여행 계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7%의 소비자들이 여행을 예약할 때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위약금 없는 취소정책을 꼽았다.

    트립닷컴과 함께 아시아나항공도 환불 위약금을 면제하고 재발행 수수료를 면제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캐세이퍼시픽항공도 티켓 변경 시 티켓을 크레딧으로 교환하고 전액 환불할 수 있는 방침으로 변경했다.

    또한 파트너사 대상의 경제적 지원 프로그램인 ‘트래블 온 펀드(Travel On Fund)’ 기금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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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계 180개 국가의 3만여 호텔에서 사전 예약시 최대 60%까지 독점적 할인가를 제공하며, 파트너사 지원기금으로는 시범적으로 1억4000만 달러의 재정 지원을 시작, 기금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익스피디아 역시 고객들의 보다 원활한 예약 취소 및 변경을 돕고자 ‘셀프 취소’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예약 시기 및 여행 일정에 따라 환불 가능 상품을 구매했던 고객들은 익스피디아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 앱 상의 ‘내 일정’ 페이지에서 직접 예약 상품을 취소하거나, ‘고객 지원’ 페이지에서 파란색 ‘여행 취소’ 버튼을 클릭하면 나타나는 취소 양식을 작성해 제출함으로써 셀프 취소가 가능하다.

    또한 향후 불가피한 상황 때문에 여행을 취소해야 할 경우를 대비해 무료 취소가 가능한 상품을 선별해 보여주는 필터링 시스템을 제공한다. 무료 취소 옵션이 제공되는 상품을 예약할 경우 취소 마감 시점에 한해 아무런 부담 없이 여행을 취소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 현재 익스피디아에 등록된 숙소 상품의 약 70%에 대해 무료 취소가 가능하다.

    스카이스캐너도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여행사 및 항공사를 포함한 국내 파트너사를 지원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스카이스캐너 관계자는 "각 파트너와 개별 사례 또는 계약을 공개할 수 없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밝히기 어렵지만 적극적인 논의를 통해 최대한 파트너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으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 아고다, 국내 여행 활성화 통해 여행 수요 살린다

    디지털 여행 플랫폼 아고다는 아태지역 및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국내 여행 활성화를 위한 최대 규모의 ‘GoLocal’ 캠페인을 진행한다. 국내 여행 활성화를 계기로 여행 수요가 확대될 수 있게 해 업계 불황을 타개하겠다는 계획이다.

    숙소는 국내 특별 할인가를 제공하고, 아고다는 자사의 다양한 상품과 캠페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이들 숙소를 알리게 된다. 여기에는 국내 여행을 위한 전용 사이트와 캠페인 참여 숙소임을 표시하는 ‘GoLocal’ 표식 및 다양한 브랜드 마케팅 활동이 포함된다. 아울러 주요 전문 업체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파트너 호텔 및 숙소들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등 캠페인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쿡 아고다 부사장은 “많은 여행객이 자국을 여행하며 지역 문화를 접하고 숨겨진 보석 같은 여행지를 발견하는 콘텐츠를 통해 아시아 지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국내 여행 수요가 촉진되길 바란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파트너 숙소들이 나은 시기를 맞이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국내 여행사, 예약 약관 변경 어려워… 내달부턴 사전 예약 개시할 듯

    다만 국내 여행사의 경우 전반적인 예약 정책 변경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준약관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표준약관에는 '천재지변'에 의한 변경의 경우 수수료를 면제해주도록 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의 불확실성에 의해 현재 예약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 

    이 때문에 국내 여행사들은 '얼리버드' 예약이나 '사전 예약'에 대해 더 유동성 있는 예약 변경 정책을 적용할 계획이지만 이 역시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국내 여행사 관계자는"기본적인 약관은 정부 차원에서 검토하지 않는다면 여행사는 그냥 (해당 표준약관을) 권고 받아 시행할 수밖에 없다"며 "국내법 적용을 받는 국내 여행사의 경우, 수수료를 많이 물지도 못하지만 이런 경우 마음대로 내리거나 변경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이어 "외국계 여행사의 경우 이 법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수수료 정책을 마음대로 변경해도 문제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정부가 여행업 관련 약관 등 정책을 변화한 상황에 맞게 변경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하반기나 내년에 이런 내용이 발표되면 국내 여행사들도 유연한 정책으로 소비자들의 예약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립닷컴을 시작으로 글로벌 여행사들이 점차 해외여행 상품 판매에 물꼬를 틀 전망이다. 국내 여행사들도 다음달부터는 순차적으로 해외 여행 상품의 사전 예약 프로모션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형 국내 여행사 관계자는 "현재도 해외 여행 상품을 판매는 하고 있지만 예약 건수는 제로에 가까운 상황"이라며 "다음달 정도부터는 해외여행 기획 상품 사전 예약 개시를 준비 중인데, 이 경우에는 일시적으로 유연한 취소 정책 약관 등을 도입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