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사장, 부임 후 3개월여 만에 한국 들어와경영활동 '일시 정지'… 임직원 스킨십·리더십 부재신차 없어 딜러사도 개점휴업
  • ▲ 포드 기업로고(CI) ⓒ미국 포드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 포드 기업로고(CI) ⓒ미국 포드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판매 부진의 수렁에 빠진 포드코리아가 3개월 가까이 사장 공백 사태를 맞았다. 코로나19(우한폐렴) 충격 속에서 막 닻을 올린 ‘데이비드 제프리 호(號)’가 출항과 동시에 암초를 만나 휘청거리는 모습이다. 

    30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데이비드 제프리 포드코리아 사장은 지난달 중순을 지나 가까스로 한국에 입국했다. 이후 2주간의 자가격리를 끝내고 이달 초부터 경영활동 전반을 본격 챙기기 시작했다.

    지난 3월 1일자로 부임한 뒤 3개월 만에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부임할 당시 이미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었다”며 “한국으로 들어오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제프리 사장은 그동안 영상회의와 원격 근무로 회사 일을 봐 왔다. 다만 새로 선임 되자마자 3개월씩 자리를 비웠던 만큼 사업 현황을 파악하고 체계 구축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뿐 아니라 임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해 최근까지 대면 회의는 열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경영 행보나 임직원과의 소통 및 스킨십이 전무(全無)하다.

    일각에선 내부 결속을 다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지난 27년간 성장을 이끌었던 정재희 전(前) 사장의 공백을 메우기는 역부족이라는 판단도 나온다. 정 전 사장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회장을 맡는 등 업계 내 영향력을 인정받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포드코리아가 전략적인 열세에 놓이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자칫 내부뿐 아니라 전국 판매망을 가진 딜러사와의 마찰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포드코리아가 직면한 올해 경영 환경은 다른 수입차 업체보다 더 처참하다. 기대와 달리 올 뉴 익스플로러 판매가 좋지 않은데 신차는 없어 실적이 고꾸라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대 규모 딜러사인 선인자동차조차 ‘팔 차가 없어’ 고전하고 있다. 

    포드코리아(링컨 제외)는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2900대를 팔았다. 지난해 동기(3899대)와 비교하면 25.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시장점유율은 4.3%에서 2.8%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스포츠카 머스탱, 세단 몬데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올 뉴 익스플로러의 단촐한 라인업 탓이다. 유일한 기대주이자 최대의 버팀목인 올 뉴 익스플로러는 존재감이 예전만 못하다.

    여기에 올 하반기 들여오는 올 뉴 익스플로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만으로는 분위기를 뒤집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포드코리아는 사장이 자리에 없어 판촉 전략이나 마케팅 활동이 일시 정지된 것 같다”면서 “1만 대 클럽에서 밀려난 지난해(8737대)부터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