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세3법+임대차3법 상임위 기립표결… 8월4일 본회의 통과전망법안소위 심사·예정처 예산추계 생략…시뮬레이션 없이 밀어붙여종부세 최대 3.2%→6% 취득세 3%→12%…당정 세금 올리기 혈안
  • ▲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간사들이 모여 논쟁하고 있다.ⓒ연합뉴스
    ▲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간사들이 모여 논쟁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76석 거대의석을 앞세워 부동산 증세 법안을 일사천리로 밀어붙이고 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을 대폭 올리는 부동산 3법을 기재위 통과시킨데 이어 임대인의 권리를 제한하고 임차인의 권한을 상향하는 임대차법도 법사위에 안착시켰다. 민주당은 이 과정에서 법안소위 구성이나 토론 절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의석수로 강행처리하며 '독재 국회'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임대차3법과 부동산세3법 등 부동산 관련 법안을 내달 4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민주당 백혜련 의원의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의사일정에 추가시켰다. 백 의원의 개정안은 지난 27일 국토위를 통과했지만 이날 법사위에 상정되면서 법안 소위도 구성하지 않고 강행됐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김도읍 미래통합당 의원은 "임대차법은 국민들의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법"이라며 "주무부처가 국토교통부인 만큼 국토위와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법안소위 구성을 요구했다.

    통상 법안심사는 법사위원과 해당 상임위원이 함께 구성한 소위에서 주무부처의 의견을 청취한뒤 토론을 거쳐 안건을 상정하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완강했다. 윤 위원장은 김 의원과 조수진 의원 등 야당의 반발 속에서 임대차법 상정을 기립 표결로 상정시켰다. 법사위 구성은 윤 위원장을 비롯해 민주당이 11명, 김진애 의원의 열린민주당 1명, 미래통합당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임대차법 상정 표결은 찬성 12표, 반대 6표로 가결됐다.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며 법사위는 한때 파행 직전까지 치달았다. 김 의원은 "또다시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법안을 통과시킬거면 우리는 더이상 들러리를 설 이유가 없다"고 소위 구성을 요구하자 윤 위원장은 "소위 구성하고 싶으면 나가서 하라"고 받아쳤다.

    민주당은 발표된 부동산 대책이 조속히 법제화되지 않는다면 또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속도전을 고집하고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일방적인 강행 처리탓에 정부는 아직 법 시행 이후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을 제대로 시뮬레이션조차 마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임대차법이 새로 시행될 경우 일어날 효과에 대해 예상한 자료가 있느냐'는 박주민 의원의 질문에 "법시행 초기 임대료는 1.6%에서 8%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조사가 있지만 초기 임대료 상승폭은 시장에서 예측하는 상승폭보다는 낮지 않을까 하는 합리적 기대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추 장관은 "초기에는 다소 임대료 상승이 있을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차츰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는 추측에 근거한 의견을 제시했다.
  • ▲ 미래통합당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송언석, 김희국, 김은혜 의원 등이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부동산 관련 법안 국토위 상정강행 관련 규탄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종현 사진기자
    ▲ 미래통합당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송언석, 김희국, 김은혜 의원 등이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부동산 관련 법안 국토위 상정강행 관련 규탄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종현 사진기자
    이같은 민주당의 법안 강행 처리는 지난 27일 이후 3일째 주요 상임위에서 연일 이어지고 있다. 전날인 28일에는 기획재정위에서 상정된 종부세법과 양도소득세법 개정안을 기립표결로 강행 통과시켰다. 세금과 관련된 법안은 정부의 재정 부담과 연결된 만큼 국회 예산정책처의 비용 추계 과정도 거쳐야 하지만 민주당은 이역시 다수결로 생략했다.

    통과된 법안은 종부세를 현행 3.2%에서 최대 6%까지 상향하고 법인보유주택에 대한 종부세율을 단일세율(3%, 6%)로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 세부담 상한을 200%에서 300%로 인상하고 법인 보유주택분은 세부담 상한을 폐지하는 내용도 있다.

    이와 함께 기재위는 2년 미만 보유주택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율을 대폭 올리는 법안도 통과시켰다. 행안위에서는 주택 취득세율을 12%까지 높이는 지방세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하지만 야당인 통합당은 이를 막을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통합당 고위 관계자는 "의회독재를 하면서도 뻔뻔하게 다수결의 원칙만 밀어붙이는 여당에 대처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통합당만의 합리적인 법안을 만들어 국민들에게 알리는 수 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