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사에 1억원 전달앞선 10년 기부액 1억2216만원과 맞먹어판매 부진에 곤혹… 딜러사 "공격적 판촉 독려 중"
  • ▲ 혼다코리아 기업로고(CI) ⓒ뉴데일리DB
    ▲ 혼다코리아 기업로고(CI) ⓒ뉴데일리DB
    일본 수입차 업체인 혼다코리아가 수해 복구 성금 1억원을 기탁했다. 그동안 아예 기부를 하지 않거나 연간 수백만원 수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일본차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 1년여 만에 한국 시장 대응 기류가 바뀌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2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혼다코리아는 지난 10일 대한적십자사에 1억원을 전달했다.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 복구와 이재민 지원을 위한 것이다.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는 “전국적인 침수 피해가 발생해 안타깝다”며 “신속한 복구로 이재민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혼다코리아의 행보는 예상 밖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 회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회계연도 기준 기부금 총액은 1억2216만원이다.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복구에 10년 치를 한 번에 낸 셈이다.

    앞서서는 2018년에 7215만원을 기부한 것이 최대였다. 2020년과 2019년, 2017년, 2011년에는 기부한 금액이 없었다. 2014년 감사보고서에는 66만4000원이 기부금으로 처리됐다.

    혼다의 한 해 기부금액이 1억원을 넘어던 적은  2008년 회계연도(1억1000만원)뿐이었다. 이 회사는 3월 결산법인이다.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닛산의 한국 철수 결정 이후 혼다의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며 “평소에 없던 할인 등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차가 안 팔리면 버틸 수 없는 것이 수입차 구조”라며 “버티기와 판매 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혼다는 지난 1~7월 1582대를 팔았다. 지난해 동기(6152대) 대비 74.3% 줄었다. 이 기간 시장 점유율은 4.7%에서 1.0%로 3.7%포인트 밀려났다.

    불매운동에 따른 판매 부진은 실적에도 큰 타격을 줬다. 혼다는 2020년 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에 매출액 3632억원, 영업이익 1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각각 22.2%, 89.8% 감소한 것이다.

    공식 딜러사는 앞다퉈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중형 세단 어코드, 미니밴 오딧세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CR-V는 200만~500만원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이 밖에 평생 엔진오일 교환 등을 내세우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딜러는 “최근 본사 차원에서 공격적인 판촉을 벌이라는 독려가 있었다”며 “이달 할인 폭을 키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