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사 "BBB+ 4분기 등급 조정"7.2조 매출에 영업익 1100억 전망1조원대 'LA 윌셔센터' 지급보증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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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의 장기 신용도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하반기에도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돼 영업환경 개선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달 말부터는 대규모 차입금 만기가 시작돼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도 상당하다.14일 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신용평가사는 대한항공의 신용도 조정을 검토 중이다. 최근 한국기업평가는 관련 세미나에서 "4분기 중 대한항공의 신용등급 적정성을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현재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은 ‘BBB+’다. 다수의 신평사는 대한항공의 신용도를 ‘부정적’ 또는 ‘부정적 검토 대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업황 개선 시점이 불투명하고 자체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대부분이다.지난 6월 정기 신용평가에서는 등급 방어에 성공했다. 화물 중심으로 개선한 2분기 실적 덕분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분기 148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대한항공은 타사 대비 화물기 투입을 빠르게 늘려 대응했다. 평소 대비 2~3배가량 뛴 화물 운임 효과도 톡톡했다.12월 중 진행할 하반기 평가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비정상적으로 급등했던 화물 운임이 평소 흐름을 찾기 시작해서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여객 수요 회복은 여전히 불투명하다.3분기 전후로 등급 조정이 이뤄질 수도 있다. 각 신평사는 ‘부정적 검토 대상’ 기업을 대상으로 수시 평가를 진행해 등급을 조정하기도 한다. 현재 ‘부정적’, ‘부정적 검토 대상’으로 평가 중인 대한항공으로서는 3분기 실적에 따른 강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시장이 전망하는 대한항공의 올해 영업이익률은 약 1.6%다. 한국기업평가는 대한항공의 올해 매출을 7조2000억원, 영업이익을 1100억원 대로 예측했다. 전년 매출, 영업이익과 비교해 절반가량 떨어진 규모다.유동성 위기에 빠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 대한항공은 유상증자, 사업부 매각 등으로 2조원 대 자본을 확충한 상황이다. 업계는 대한항공이 하반기 운영 자금을 어느정도 확보했다고 평가하지만 곧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을 리스크로 꼽는다.현재 대한항공은 미국 LA에서 자회사 한진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HIC)과 관련한 리파이낸싱(재융자) 작업을 진행 중이다. HIC는 호텔, 쇼핑몰 등 복합시설 LA 윌셔센터를 운영하는 현지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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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HIC에 약 9억달러(한화 약 1조600억원)의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총 차입 중 3600억원 가량이 이달 28일, 7000억원이 다음달 18일 만기된다.시장은 해당 건이 대규모 우발부채로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항공 업황 악화로 만기 연장과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리파이낸싱 지연 시 대한항공 자체 신용등급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실제로 신용 등급이 하락할 경우 차입금 조기상환, 높은 이율 등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대한항공 관계자는 “미국 윌셔센터 리파이낸싱 진행 단계, 구체적 일정 등에 대해 결정된 사항이 없다”면서 “차입금 만기 일정을 고려해 관련 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