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쓰레기인 커피박 매년 15만톤 버려져커피박 데크, 도로변 식생모듈, 도로 포장재로 변신재자원화로 일자리 창출, 수익모델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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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원 기자

    글로벌 최대의 화두로 꼽히는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를 달성하기 위한 전세계적인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제연합(UN)이 지난 2015년 열린 70회 정상회의에서 주창한 SDGs는 환경, 경제, 사회통합을 아우르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각국 공통의 목표를 뜻합니다. 올해 전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겪으면서, 기업들은 지속가능발전목표를 달성해야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더욱 절감하게 됐습니다. 뉴데일리미디어그룹은 SDGs 포럼을 통해 하나의 인격체처럼 행동하는 '브랜드 액티비즘'을 실천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사례와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함께 뉴노멀(new normal, 새로운 표준) 시대를 준비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반 영구적 자원인 철은 수명을 다한 후 철스크랩으로 회수됩니다. 이후 생산-소비-회수-재생산'을 거쳐 다시 철로 재탄생합니다. 커피박 재활용 프로젝트는 당사의 자원순환형 사업 구조를 생활폐기물에 적용할 수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부터 비롯됐습니다."

    현대제철 이명구 전무는 17일 오후 서강대에서 열린 서강대학교 가브리엘관에서 '뉴노멀 시대의 브랜드 액티비즘'을 주제로 열린 'SDGs 포럼 2020 X 칸 라이언즈' 페스티벌에서 커피박 재자원화 프로젝트의 추진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최근 현대제철은 의례적으로 진행했던 기부, 봉사 등 순수사회공헌에서 지속가능한 경영을 기반으로 한 활동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를 위해 세계은행과 SDG펀드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커피박 재자원화 프로젝트, 희망의 집수리 에너지 효율화 활동 등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명구 전무는 "철은 생산공정에서 다양한 부산물을 산출한다"며 "공장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의 발생량은 연간 3200만톤 수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폐기물의 23.4%를 차지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선형 경제 시스템이 아닌, 지속가능한 순환경제 개념을 가져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커피박은 커피를 만들고 남은 부산물을 뜻하는 말로, 흔히 ‘커피 찌꺼기’로 불린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만들기 위해 99.8%의 원두가 커피박이 돼 버려진다.

    매년 발생하는 커피박만 15만 톤에 이를 정도로 그 규모가 매우 크다. 하지만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생활폐기물로 분류돼 대부분 매립 또는 소각 처리되고 있다.

    이명구 전무는 "커피박은 재자원화하는 시스템을 통해 바이오 연료, 농사 필수템인 퇴비, 화장품, 생활물품 등 다양한 제품으로 재탄생한다"며 "이 프로젝트는 민관협력 기반의 자원순환 모델과 안정적인 공공수거 시스템,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을 갖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단 점에서 차별화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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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박 재자원화 프로젝트는 지난 2018년 9월 현대제철, 환경재단, 한국생산성본부가 함께 손을 잡고 시작했다. 최근에는 인천시와 MOU를 맺고 지자체 커피박 수거 프로세스를 구축하기도 했다.

    이명구 전무는 "인천시 내 5개구 181개 커피전문점과의 협력을 통해 월 평균 15톤의 커피박을 수거하고 있다"며 "한 기관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보다는 매월 정례모임을 통해 주체별 상호역할을 공유하고 애로사항과 개선사항 등도 해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커피박의 변신은 일상생활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이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되는 소중한 가치를 담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로는 커피박 데크, 도로변 식생모듈, 연필과 화분, 도로 포장재 등이 꼽힌다.

    이명구 전무는 "데크 원자재인 합성목재는 100% 수입에 의지하게 되는데 커피박으로 대체하게 되면 원가절감에 크게 기여한다"며 "커피박 식생모듈은 미세먼지를 흡수할 수 있는 기능도 더해져 미세먼지 농도를 줄이는게 기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커피박 재자원화 모델은 참여 주체 모두에게 이점이 있다는데 의미가 깊다.

    이명구 전무는 "종량제 봉투로 버려지는 커피박을 분리배출함으로써 참여카페는 쓰레기 처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에코카페라는 좋은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며 "지자체는 폐기물을 소각, 매립하지 않기 때문에 온실가스 발생량을 감소시키고 쓰레기 매립공간과 양에 대한 고민을 줄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커피박 재자원화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가 공공, 민간 영역에서 창출되고 재자원화 업체들은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

    도시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지역사회에서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 일자리 창출과 다양한 친환경 제품에 새로운 쓰임을 만들어 자원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 것은 사회적으로 매우 의미있고 타 지역으로의 확산도 가능하다.

    이명구 전무는 "현대제철은 커피박을 시작으로 폐기물 재자원화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우리 사회에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