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해양생태계… 14번 목표 이행수준 70점 이하해양오염 나날이 심각… 유입 쓰레기 40%가 그대로 쌓여코로나 대응 일회용품 해양생물 위협… 국제적 협력 필요
  • 글로벌 최대의 화두로 꼽히는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를 달성하기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제연합(UN)이 지난 2015년 열린 70회 정상회의에서 주창한 SDGs는 환경, 경제, 사회통합을 아우르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각국 공통의 목표를 뜻합니다. 올해 전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겪으면서, 기업들은 지속가능발전목표를 달성해야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더욱 절감하게 됐습니다. 뉴데일리미디어그룹은 SDGs 포럼을 통해 하나의 인격체처럼 행동하는 '브랜드 액티비즘'을 실천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사례와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함께 뉴노멀(new normal, 새로운 표준) 시대를 준비하고자 합니다.<편집자註>

  • ▲ 박수진 KMI 연구위원.ⓒ뉴데일리DB
    ▲ 박수진 KMI 연구위원.ⓒ뉴데일리DB
    "해양은 우리 가까이 있습니다. 하천의 끝은 해양의 시작입니다. '위드 코로나'시대 늘어나는 쓰레기가 해양생태계를 위협합니다. 인류와 해양생물의 보호는 같이 가야 합니다."

    18일 서강대학교 가브리엘관에서 '뉴노멀 시대의 브랜드 액티비즘'을 주제로 이어진 'SDGs 포럼 2020 X 칸 라이언즈' 페스티벌에서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박수진 연구위원은 '포스트 2020 해양과 해양자원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의 균형'에 대해 발표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이날 유엔 SDGs 14번째 목표인 '지속가능개발을 위한 대양, 바다 및 해양자원 보존과 지속가능한 사용'에 관해 설명하기 위해 해양과 해양자원의 중요성을 먼저 소개했다.

    해양은 해수욕장을 비롯해 스쿠버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물속, 배가 지나다니고 낚시를 하고 아름다운 경관이 있는, 우리 주변에서 항상 느낄 수 있는 친근한 대상이라는 게 박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해양은 지구표면의 4분의 3, 지구 물 자원의 97%를 차지한다. 매년 이산화탄소의 30%를 흡수해 지구온난화 완충 역할을 한다. 세계 인구의 13.36%가 연안지역에 살고 해양어업에 직간접적으로 종사하는 인구만 2억명 이상이다.

    이에 유엔은 중요한 해양을 지키려고 △2025년까지 모든 종류의 해양오염 예방·저감 △2020년까지 해양생태계 회복력 증진 △2020년까지 어획량 규제·불법어업(IUU) 종식 등의 SDGs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박 연구위원은 "인도양 지역에서만 매년 2만5000t에 달하는 플라스틱이 해양에 유입되고 이 중 40%가 해양에 가라앉아 쌓인다"며 "해양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후변화로 연평균 1.33㎜의 해수면이 상승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박 연구위원은 "해양과 해양자원은 해운, 수산, 해양관광, 연구·개발 등에 다양하게 이용되지만, 수반되는 것이 인간의 활동으로 말미암은 오염"이라며 "잊을 만 하면 반복하는 유류오염 사고와 대기오염, 미세먼지, 해양쓰레기와 미세플라스틱 문제 등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해양쓰레기의 경우 2015년 자료에 따르면 2010년 192개 연안국에서 플라스틱 쓰레기 2억7500만t이 발생해 이 중 최대 1270만t이 해양으로 유입됐을 거로 추정된다. 해양으로 유입된 쓰레기 중 1위는 의외로 담배꽁초이고 식료품 포장재, 플라스틱 음료수병과 병뚜껑, 비닐봉지, 빨대·커피스틱 등의 순이다. 플라스틱병은 분해되기까지 450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연구위원은 "해양생태계 훼손은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를 유발하고 이는 다시 해양산성화나 해수온·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된다"고 우려했다. 가령 쓰레기로 해양생태계가 훼손되면 해양의 탄소 저장·격리 능력이 떨어진다. 해양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연간 24억~34억t 흡수한다. 해양으로 유입되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해 해양이 산성화되면 해양생물의 다양성이 감소하고 해양관광산업 등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다.

    박 연구위원은 "국제사회는 해양보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고 그 중 제도적 측면에선 해양보호구역제도가 가장 검증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국제사회는 지난 2010년에 올해까지 전 세계 해양의 10%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목표를 달성하진 못했다. 다만 국제사회는 지속적인 제도 추진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해 내년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회의에서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해양의 30%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거나 관리하는 방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2018년 수립한 K-SDGs에 해양환경 보전과 영세 어업인의 어업행위 지원 등 8가지 세부목표를 설정했다. 그러나 외부 평가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박 연구위원은 "최근 유엔 보고서를 보면 14번 목표는 대한민국에 있어 여전히 도전상황이라는 평가"라며 "과잉어획은 2014년과 비교할 때 개선됐으나 해양생물다양성 보호나 해양건강성 개선 노력은 지속해서 요구된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14번 목표 이행수준은 70점 이하로 평가된다.
  • 박 연구위원은 최근 코로나19로 논란이 되는 '쓰레기 대란'의 심각성에 대해 언급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생활이 정착하면서 배달·포장 주문 수요가 늘어 쓰레기 발생이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박 연구위원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마스크는 필수품이 됐다. 진단용 면봉과 손 소독제병, 라텍스 장갑 등 많은 일회용품이 쓰인다. 문제는 이들 일회용품 쓰레기가 상당수 해양으로 유입된다는 점"이라며 "코로나19 대응만큼 바다와 해양생물을 보호하는 노력이 같이 가야 한다. 인류의 생명이 중요한 만큼 바다생물의 생명도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해양은 매체가 물이다 보니 특정 지역에서 오염이 발생하면 흘러흘러 확산한다. 다른 나라에서 해양이 오염되면 바다를 통해 다른 나라로 이동한다. 해양오염은 국가관할권의 경계를 고려하지 않는다"면서 "14번 목표 중 가장 중요한 오염 문제를 해결하려면 국제기구와 주변국 등의 국제 협력이 중요하다. 국내적으로는 연안과 도시주민이 함께 협력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위원은 "해양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가 한강 주변을 걷고 바라보는 그 순간에 해양은 우리 주변에 있다. 강의 끝자락은 바로 해양의 시작"이라며 "우리가 버린 생활쓰레기가 육상에서 잘 처리되지 않으면 강을 통해 해양으로 유입되고 먼바다까지 이동한다. 수많은 해양생물과 해양생태계가 아파할 수 있다. 해양을 잘 지키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를 생각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