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 5090㎜, 축간거리 3060㎜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탑재세단다운 안정감과 편안함… 가속은 아쉬워
  • ▲ 4년 만에 바뀐 S90 ⓒ볼보자동차코리아
    ▲ 4년 만에 바뀐 S90 ⓒ볼보자동차코리아
    “압도적인 공간, 누가 몰아도 편안한 세단.”

    준대형 세단 시장에 일대 격변이 일어나고 있다. 소위 잘나가는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절대 강자’라 할 독일 차와 정면 승부를 펼친다. 그동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인기를 끌었다면 이번은 세단이 추격의 신호탄을 쐈다. S90이 그 주인공이다.

    4년 만에 바뀐 S90을 지난 10일 열린 시승행사를 통해 몰아 봤다. 주행 코스는 서울 여의도의 서울마리나에서 출발해 인천 네스트호텔을 들렀다 돌아오는 왕복 108㎞ 구간.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올린 인스크립션 트림(세부 모델)이었다.

    우선 외관에서 특별한 개성이 느껴지진 않았다. 이전과 비교해 크롬을 더 두르고 범퍼가 살짝 바뀌었다. 멋스럽게 다듬었다는 인상이 컸다. 뒤를 보면 공기 저항을 줄여주는 스포일러, 순차적으로 점등되는 방향 지시등이 군더더기 없어 보였다.

    문을 열자 극적 반전이 이뤄졌다. S90의 백미는 뒷좌석이었다. 다리를 편하게 뻗을 수 있는 넉넉한 공간과 팔걸이, 전동식 햇빛 가리개 등이 안락하고 편안하게 해줬다. 대형 파노라믹 선루프 덕분에 답답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S90의 압도적인 공간은 ‘동급 최고’ 전략에서 비롯된다. S90은 전장(길이)이 이전 대비 125㎜ 늘어난 5090㎜에 달한다. E클래스(4925㎜)나 5시리즈(4935㎜), A6(4950㎜)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실내 공간을 결정짓는 축간거리(휠베이스)는 120㎜ 길어진 3060㎜다. E클래스(2940㎜), 5시리즈(2975㎜), A6(2924㎜)보다 더 크다. 뒷좌석 발을 놓는 공간은 이전보다 115㎜ 늘어난 1026㎜다.
  • ▲ 4년 만에 바뀐 S90 ⓒ뉴데일리DB
    ▲ 4년 만에 바뀐 S90 ⓒ뉴데일리DB
    본격적인 주행에 나서봤다. 세단답게 안정감 있는 승차감을 자랑했다. 시승 내내 진동과 소음이 적어 편안하게 몰았다. 마치 엔진이나 선실 없이 바람의 힘으로 항해하는 ‘세일링 요트’ 같았다.

    특히 누가 타더라도 만족감이 높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단점 없이 무난한 특성 때문이다. 모나지 않은 주행 질감과 일상생활에서의 편안함, 준수한 연비는 유행을 타지 않는 고급 정장 같아서 오래 입어도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듯했다.

    다만 운전대(스티어링 휠)이 다소 가볍고, 초반 가속이 답답했다. 가속 페달을 고속영역까지 쭉 밀면 한 박자 쉰 뒤 느리게 반응했다. 이후 탄력이 붙을 때까지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했다.

    S90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에 8단 자동변속기를 얹어 최고 출력 250마력을 낸다. 최대 토크는 35.7㎏·m다. 이 밖에 S90만의 개성을 더욱 표출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중국 생산에 대한 인식을 품질로 극복한 것은 칭찬을 받을 만하다. S90은 중국 다칭공장에서 만든다. 사전계약 개시 두 달여 만에 3200대를 기록한 판매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S90의 판매 가격은 세부 모델별로 6030만~6690만원이다. 
  • ▲ 4년 만에 바뀐 S90 ⓒ볼보자동차코리아
    ▲ 4년 만에 바뀐 S90 ⓒ볼보자동차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