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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통큰 결정을 내렸다.
라이더를 사실상 노동자로 인정하고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맺었다.
라이더가 부담하던 배차 중개수수료를 면제하고 건강검진비와 피복비도 지원한다. 장기간 계약을 맺을 경우 휴식지원비도 지급하기로 했다.
국내서 플랫폼 기업과 종사자 간 단체협약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2일 체결된 단체협약에는 △회사의 지속 성장 △조합원이 안전하게 일할 권리 △복지 강화를 통한 라이더 처우 개선 △라이더의 사회적 인식 개선 등을 위한 노사 공동 노력 등이 담겼다.
특히 라이더들이 부담하던 배차중개수수료(건당 200~300원) 면제가 포함돼 라이더들의 이탈과 불만이 잦아들 전망이다.
배민은 개인사업자 신분인 라이더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할 법적 의무는 없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플랫폼 산업의 공동 발전과 상생을 위해 결단을 내렸다.
배민은 안정적 업무 환경 조성을 위해서도 애를 쓰고 있다. 지난해 12월 DB손해보험과 배민커텍트 라이더 전용 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며, 시간제 산재보험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 6일엔 정부와 노동계 등과 함께 '플랫폼 종사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사회적 협약'을 체결했다.
업계에선 배민의 일련의 결정을 전략적 행보로 여기면서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A사 관계자는 "최근 쟁탈전이라고 부를만큼 라이더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배민이 라이더들을 챙기며 유출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배달시장에선 쿠팡이츠의 물량 공세로 라이더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맞서 배민과 요기요도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며 신규 라이더를 채용하고 있다.
김병우 우아한청년들 대표는 "업계 선도 기업으로 책임감을 갖고 있으며, 국내 플랫폼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배달 기사들을 동반자로 여기고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