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소비료 해상 교역 차질 가능성중동 중심 비료 공급망 … 세계 식량 생산 절반 합성 질소 의존사료비 상승→먹거리 물가 전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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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르무즈 해협과 글로벌 곡물 가격ⓒAI 생성
중동 지역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가운데, 에너지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식량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특히 곡물 생산에 필수적인 질소비료의 상당 물량이 해당 해협을 통과하는 구조여서,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곡물 생산과 식량 가격에 장기적인 파급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질소비료 소비량은 연간 약 1억8000만톤 수준이며, 이 가운데 요소 5500만~6000만톤이 해상 무역을 통해 거래되고 있다.중동 지역은 이 교역량의 약 40~50%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 거래되는 질소비료의 약 4분의 1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질소비료는 천연가스를 원료로 생산된다.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에서 추출한 수소와 공기 중 질소를 결합해 암모니아를 만들고, 이를 통해 요소를 생산하는 방식이다.세계 식량 생산의 약 절반이 합성 질소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비료 공급이 줄어들 경우 작물 수확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중동은 주요 '질소비료 생산 거점'이기도 하다.카타르는 연간 약 550만~600만톤 규모의 요소와 암모니아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란은 약 500만톤, 사우디아라비아는 400만~500만톤 수준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오만과 아랍에미리트(UAE) 역시 수백만t 규모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들 국가의 수출 물량 상당수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이동하는 구조다.문제는 비료 시장에는 석유와 달리 '전략적 비축 체계'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원유는 각국이 전략비축유를 통해 공급 충격을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지만, 질소비료는 장기적인 공급 차질을 대응할 만큼의 비축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다.이 때문에 공급 감소가 발생할 경우 수개월 뒤 곡물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비료 공급 감소는 곡물 재고 압박과 사료 비용 상승을 통해 식량 가격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비료 사용량이 소폭만 줄어도 밀·옥수수·쌀 등 주요 작물 생산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한국 역시 이같은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국내 곡물 자급률은 20% 안팎 수준에 불과하며, 특히 배합사료의 핵심 원료인 옥수수와 대두박 등 사료용 곡물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은 곧바로 사료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는 구조다.과거 사례도 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사료 가격이 크게 상승했고, 이는 축산물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했다.같은 시기 가공식품 업계에서도 가격 인상이 잇따랐다. 농심은 2022년 라면 가격을 평균 11.3% 인상했고, 팔도 역시 주요 라면 제품 가격을 평균 9.8% 올렸다. 국제 곡물 가격 상승과 환율 부담이 제조 원가를 끌어올린 영향이었다.업계에서는 이번 중동 사태의 핵심 변수로 유가뿐 아니라 질소비료 가격과 수출 흐름을 주시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료 공급 차질은 즉각적인 충격보다는 수개월의 시차를 두고 곡물 생산과 사료 비용, 식량 가격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식품업계 관계자는 “비료 공급이 줄어들면 곡물 생산량이 감소하고, 이는 사료 가격 상승을 거쳐 축산물과 가공식품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