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자극 우려에 국고채 금리↑ … 금융권 조달금리 상승 압력시장금리 반등 조짐 … 주담대·신용대출 금리 상단 확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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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 확산으로 국고채 금리가 하루 만에 14bp(1bp=1%포인트) 안팎 급등했다. 시장금리 상승이 은행채와 여전채 등 금융권 조달금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출금리 재상승 우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이후 첫 거래일(3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는 전반적으로 큰 폭 상승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3.180%로 전 거래일 대비 13.9bp 올랐고, 10년물 역시 14.8bp 상승한 3.594%를 기록했다. 

    주말 사이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격화되면서 환율 상승과 인플레이션 재확대 우려가 커진 점이 금리 반등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채권시장에서는 단기물과 장기물이 동시에 급등하며 금리 상승 압력이 전 구간으로 확산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말 2.9%대에 머물렀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9일 연중 최고치인 3.26%대까지 치솟았고, 기준금리 대비 스프레드도 60~70bp 수준으로 확대됐다. 이는 팬데믹 이후 평균 수준(35bp)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앞서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스프레드가 과도하다"며 국고채 단순매입 가능성까지 시사하자 채권시장은 일시적으로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채권시장은 다시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상승이 단순한 일시적 변동이라기보다 글로벌 리스크 확산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가 채권시장 전반에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국제 유가 상승 가능성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부각될 경우 채권 금리 상승 압력이 추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문제는 국고채 금리 상승이 금융권 조달 비용으로 곧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국채 금리는 은행채와 여전채 등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채권 금리의 기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시장금리가 오르면 금융기관의 자금 조달 비용 역시 함께 상승하는 구조다.

    은행들은 대출 재원 마련을 위해 은행채 발행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면 은행채 금리 역시 연동돼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 역시 여전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만큼 조달금리 상승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

    은행권에서는 최근 채권시장 변동성이 다시 확대되는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달 비용 상승이 이어질 경우 예금 금리 조정이나 채권 발행 금리 인상 등 자금 확보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계대출 금리는 시장금리 흐름과 일정 부분 연동되는 구조여서 채권 금리 상승이 이어질 경우 대출금리 상단도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미 일부 은행에서는 시장금리 상승 흐름을 반영해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다시 상승 압력을 받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상단은 7%에 육박한 상황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상승이 일시적 충격에 따른 단기 반응일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중동 정세가 추가로 악화되지 않을 경우 채권 금리가 다시 안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어 향후 글로벌 지정학 상황과 주요국 금융시장 흐름이 국내 금리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고채 금리가 단기간에 크게 오르면 금융기관의 조달 비용이 뒤따라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지정학적 변수까지 겹친 상황이라 시장금리 흐름이 당분간 대출금리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